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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의 즐거움 ‘얼음썰매장’과 ‘소금빵’

민향심 시민기자
등록일 2023-01-08 17:05 게재일 2023-01-0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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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매장에서 겨울을 즐기는 가족들.
“딩동!” 손전화가 울려 확인해보니 ‘추위 조심하라’는 안내문자다. 진짜로 추울까? 눈은 언제 오는 거지? 눈을 기다리는 마음이 어린 시절 추억의 소환으로 이어졌다.

밤새 눈이 내린 뒤 아침이 오고 발목까지 푹푹 빠지도록 쌓이면 미리 준비한 굵고 큰 대나무를 잘라 옹이를 갈아내고 앞부분을 구부려 만든 스키와 비료포대(눈썰매 대용품)를 들고 경사진 언덕길을 찾아 겨울을 즐겼다. 지나는 사람들이 넘어지기라도 하면 들리던 장난꾸러기들의 웃음이 귀에 쟁쟁하다. 지금 같은 예쁜 썰매가 아닌 송판으로 만든 투박한 모양이었지만 씽씽 달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환경오염으로 지구 온도가 상승한 탓인지 연일 ‘강추위를 조심하라’는 방송을 하고 안전문자가 오지만, 그에 무색하게 놀이를 할 만큼의 눈도 오지 않고 얼음도 얼지 않아 섭섭했는데, 청도 지인의 “천연 얼음썰매장에 놀러 오라”는 전화를 받고 한달음에 달려가 보았다.

지번을 딴 ‘73카페’에서 날씨와 얼음 상태를 체크해 장비를 대여해주고 있었고, 썰매를 타다 힘이 들 때는 카페에서 맛좋은 빵과 음료를 마시며 겨울 풍경을 감상하는 낭만적인 휴식이 가능하다.

그곳에서 만난 젊은이는 “대구에서 왔는데 청도군민들의 지역 사랑이 대단하네요. 유명한 청도 미나리와 반시로 만든 소금빵이 맛있어요. 키즈 존을 운영하는 것도 장점이라 생각해요. 아쉬움이 있다면 주차시설이 좀 부족하네요”라고 말했다.

추우니 스케이트를 그만 타는 게 어떻겠냐고 하자 한 초등학생은 “너무 재밌어서 계속 타고 싶어요. 방학이 끝날 때까지 얼음이 녹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썰매를 끌어주는 아빠와 연신 사진기 셔터를 누르는 엄마의 모습도 보였고, 데이트 중인 젊은이들의 모습도 흐뭇했다. 이 지역에선 보기 드문 겨울 풍경이라 그럴까? 귀하고 따뜻하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국민에게 자연이 준 특별한 선물 가운데 하나인 겨울 즐기기. 하지만, 추울 때 춥고 더울 때 더웠던 한반도에도 여기저기 이상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어 겨울 풍경을 머지않아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걱정도 생긴다.

환경에 대한 새로운 인식으로 아파하는 지구를 살릴 처방이 내려진다면 모두가 동참해 “엄마 아빠와 함께 다시 올 수 있도록 청도천이 꽁꽁 얼어붙은 상태로 남아있어 줬으면 좋겠다”는 아이의 꿈을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민향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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