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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마을버스… 포항시 적자운행 심화

구경모기자
등록일 2022-12-20 19:00 게재일 2022-12-2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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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각지역 배차시간 길어<br/>마을버스보다 시내버스 이용<br/>승객 1~2명 등 빈차 운행 일쑤<br/>손실보상금만 늘어 대책 시급
12일 오전 12시 포항시의 한 마을버스가 좌석을 채우지 못한 채 운행하고 있다. /구경모기자

포항시가 지난 2020년 처음으로 도입한 마을버스의 수요예측에 실패하면서 운영업체들에 지급하는 보조금이 증액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포항시는 지난 2020년 7월 버스노선 개편 당시 시내버스가 운행하지 않는 외지 시민들의 교통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 마을버스를 도입했다.

마을버스 도입으로 기존에 버스를 이용하기 어려웠던 벽지 지역의 시민들까지 비교적 용이하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지만, 시내 구간을 운행하는 마을버스들의 경우 1~2 명의 승객만 태우거나 아예 승객 없이 빈차로 운행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시내 구간을 운행하는 마을버스들은 시내버스들과 겹치는 정거장이 많고, 시내버스에 비해 배차시간이 길어서 시내 노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굳이 마을버스를 기다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19일 오후 12시 15분 기자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용흥1 마을버스를 탑승했다.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기자를 포함한 두 명의 승객을 싣고 출발한 버스는 종점인 도심환승센터 까지 약 40여분의 시간 동안 운행됐지만 해당 버스를 이용한 승객은 기자를 포함한 4명에 불과했다.

이날 회차지인 도심환승센터에서 운행을 준비중이던 마을버스 기사 A(63)씨는 “마을버스의 경우 통상적으로 시내버스보다 승객이 적은 게 사실이지만, 외곽으로 운행하는 마을버스들은 병원을 찾는 노인이나 공단으로 출퇴근하는 인원들의 수요가 적지 않아 개편 이후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의 교통카드빅데이터 통합정보시스템에 의하면 11월 한 달 동안 시내버스의 302번 노선을 이용한 승객은 3만1천802명으로 일 평균 약 1천60명의 승객이 이용한 반면, 마을버스 용흥1 노선은 11월 한 달 동안 1천626명으로 일 평균 약 54명의 승객이 이용하는데 그쳤다.

현재 각 지자체는 대중교통 운영업체의 수익이 적자일 경우 운영업체의 사업 유지에 필요한 운영자금을 시 재정으로 지원하고 있다.

19일 시에 따르면 포항시가 2022년 한 해 동안 마을버스 운영업체에 손실보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액은 30억8천100여만 원으로 전년도의 24억3천300여만 원에 비해 약 25%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시민혈세로 운영업체의 손실을 보상해주고 있는데 해가 갈수록 보상금이 증액되고 있어 정확한 수요조사를 통해 버스 운영적자를 개선할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포항시 관계자는 “마을버스는 교통사각지대 지역 주민들의 교통 복지를 증진시키는 취지로 도입됐다. 시내 구간을 운행하는 마을버스들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마을버스가 지나가는 시내구간들은 대부분 노선 개편 이후 시내버스들이 들어가지 않는 곳으로, 마을버스가 기존의 시내버스들을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향후 개선이 필요하다면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해 볼 것”이라고 해명했다. /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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