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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고 더불어 다문화와 함께

등록일 2022-12-12 18:10 게재일 2022-12-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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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겨울의 초입을 알리는듯 반짝추위가 시작됐지만, 연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의 발길은 분주하기만 하다. 불과 20여일밖에 남지 않은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해야 하기에, 새로운 계획과 목표를 정하고 예산을 짜며 운영방안을 모색하느라 너나없이 바빠지기도 한다. 또한 미뤘거나 미처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던 일들을 최소한 연내에 실행하고 매듭지어야 하기에 더더욱 다급해지는지도 모른다. 결국 모든 일들은 자신이 하기에 달렸지만, 사소한 일 하나라도 소홀히 대하고 싶지 않은 것이 사람들의 보편적인 마음자세일 것이다. 더욱이 환경과 문화가 다른 상황에서는 그러한 부분이 한껏 중시되고 민감해질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다문화가족에 대한 이질감과 문화적인 견해차 등은 사회적으로도 상당히 긴요한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른바 다문화사회란 한 사회 안에서 다른 인종, 민족, 종교, 계급, 성 등에 따른 다양한 문화와 가치를 존중하는 다인종·다양성의 사회를 뜻한다. 20세기 후반부터 자본과 노동의 세계화, 교통 및 정보통신의 발달에 따른 글로벌화의 추세로 국가 간 인구 이동과 교류가 증가하면서 다문화시대에 돌입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외국인 근로자, 국제결혼 여성, 외국인 가정의 자녀 등에 이르기까지 국내 체류 외국인의 구성이 다양해지고 있으며, 그 수도 1990년에 5만명 수준에서 현재 약 215만명으로 국내 총인구의 4.2%를 차지할 정도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포항지역도 예외가 아니라서 다문화가정 세대수가 최근 2천100세대를 넘어서는 등 다양한 인종과 문화 공존의 문제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차제에 최근 열린 제12회 포항시다문화축제는 코로나19로 인해 3년만에 재개됐지만 다문화가족의 화합을 다지고 시민과 함께하는 어울림 마당으로서 손색이 없었다. 각 나라별 전통놀이를 체험하고 페이스 페인팅, 요술풍선 만들기, 마술체험, 다문화 포토존 등의 체험코너와 난타 공연, 무용과 합창, 독특한 의상과 댄싱, 웃음과 재미를 더하는 명랑운동회 등의 프로그램은, 참여한 가족들에게 코로나의 갑갑함을 일순간에 떨쳐내고 흥겨움과 유쾌함을 안겨주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였다. 다양성의 조화가 보여주는 아름다움과 소통의 공감 속에 배려와 만남의 소중함이 어우러지는 것 같았다. 그 같은 자리에 자원봉사자들의 정성스런 손길이 더해져 한결 다채롭고 넉넉했었는데, 특히 포항제철소 사진봉사단원들이 행사장에서 신청가족의 다양한 프로필사진과 스냅사진을 촬영하고 즉석에서 인화, 미니앨범에 넣어 추억을 선물해주는 재능봉사활동으로 주위의 큰 호응을 받았다.

다문화현상은 이제 더 이상 편견이나 갈등, 차별이 아니라고 본다. 글로벌시대의 사회를 다양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동시에 개방성, 창의성이 증진되는 상생의 공동체로서 따뜻한 시선과 연대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손잡고 더불어 호흡하는 동행과 포용의 걸음을 함께 내디딜 때, 진정한 어울림의 다문화 꽃이 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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