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훈은 “자전거 타는 것은 과정을 생략하지 않고 거느리면서 내 몸을 다 부여하면서 가는 것이기에 매우 신나는 일이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자전거는 엔진과 연료가 없이 인간이 가진 고유한 생명의 힘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며, 이는 중요한 문명적인 대안이자 아름다운 가능성이다”라고 하였다.
그런데, 실상은 아파트 계단이나 외벽에 부서지고 녹슨 채 방치되어 있는 자전거가 너무 많다. 초중고등학교 시기에 놀이용이나 등하교용으로 집집이 한 대씩은 있었던 자전거가 점차 성인이 되면서 출퇴근용으로는 거의 사용을 하지 않고 있다.
2015년 교통통계연보에서 대구광역시의 수송분담율을 보면, 승용차 36.5%, 대중교통(버스, 철도, 택시 등) 30.1%, 도보 25.9%이고, 자전거는 2.5%에 불과하다. 이후 2019년 현재 승용차 52.4%, 대중교통 38.9%로 증가하고 도보나 자전거 수송분담율은 오히려 감소하였다.
대구시의 자전거 도로연장이 2021년 현재 1,071.5㎞로 7대 특광역시 중 서울시 다음으로 가장 길게 조성되었음에도 그렇다. 아마도 조성된 4가지 형태의 자전거도로 중에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 비율이 87%로 가장 많고 자전거전용도로는 11%에 불과하여서 자전거 이동의 실효성이 매우 낮기 때문일 것이다.
2021년 자전거 교통사고 통계를 보면 대구광역시는 인구 10만명당 자전거사고 발생건수가 17건으로 서울시(18건) 다음으로 많고 사망자 수도 4명으로 서울시(13명) 다음으로 많다. 자전거 사고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안전시설과 의식의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지만, 자전거 운전자의 고령화도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 2021년 기준 연령별 전국 자전거 교통사고 현황을 보면 피해운전자 기준 사고건수 7천960건 중에서 51세 이상 연령대 발생건수가 4천67건으로 무려 51%나 되었다. 결국 자전거 사고는 자전거수송분담율 감소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2018년 기준 대구시의 에너지 부문 온실가스 직접배출량은 약 712.5만톤(이산화탄소 환산량)인데, 이중에서 수송 부문이 372.8만톤으로 무려 52.3%를 차지하며, 가정, 상업 및 공공부문을 합친량 200.3만톤(28.1%)보다 월등히 높다. 따라서 대구시의 2050년 탄소중립계획에 녹색교통(Green Mobility) 전략을 수립하였으며, 친환경차 전환, 대중교통 확충 및 자전거 이용 활성화 등의 계획을 수립하였는데, 가급적 자전거, 대중교통, 친환경차 등의 순서로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
도로다이어트를 통한 자전거도로 조성, 자전거 주차장 확대와 자전거 표지판 정비 등 자전거 인프라 확대와 함께 자전거 안전교육장, 수리센터 등도 늘여야 한다.
대구에는 시민사회가 주도하여 전국 최초로 에코바이크 앱을 만들어 자전거 마일리지 운동이 시작되었고, 전국으로 확대되었다. 지난 5월에는 아이바이크 대구클럽이 출범하여 자전거 출퇴근 캠페인과 각종 행사에 자전거 시민참여를 활성화하고 있어 ‘자전거친화도시’로 전국적 명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