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은 잉어빵, 도미빵 등의 아류작을 만들어낼 정도로 인기 있는 국민 겨울 간식이다. 땔감으로 드럼통에 불을 지펴 구워내던 군고구마, 한입에 쏙 들어가는 국화빵, 마가린에 자글자글 구워내는 호떡, 영원한 스테디셀러 어묵과 함께 겨울을 책임지던 간식이었다. 추운 겨울, 밖에서 힘들게 주전자 들고 밀가루 내리고 단팥 속을 넣고 빵틀을 돌리는 수고로움에 비해 수입이 적은 고된 일이다. 더군다나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고 원재료 값 상승으로 길거리의 주황색 포장마차를 볼 수 있는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붕어빵 장사도 예전처럼 밀가루 반죽이며 재료를 본인이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재료상사에서 공급을 해주고 일종의 프랜차이즈처럼 운영된다고 한다. 황금잉어빵, 용궁잉어빵은 그런 이유에서 나온 이름이다.
호두빵, 땅콩빵, 계란빵, 바나나빵…. 수많은 빵이 나와도 주황색 천막 걷고 들어서면 어묵과 함께 메인 자리를 차지했던 겨울철 시그니처 메뉴 추억의 붕어빵. 옛날엔 가끔 어느 회사의 재무제표와 병원의 진료기록, 학교 안내장 등의 이면지가 봉투로 만들어져 놀랐던 기억도 있다.
최근엔 디저트 카페에서 오븐으로 구워낸 미니 붕어빵을 판매하기도 하지만, 단팥과 슈크림에 입천장을 데어도 즐거웠던 ‘노천 먹방’에 비할 바가 아니다. 추억의 붕어빵을 먹을 때, 구워놓은 빵이 없고 줄 선 손님이 많더라도 재촉하지 말자. 붕어틀을 돌리는 꼬챙이가 바빠져 너무 이르게 꺼내게 된다면 ‘겉바속촉’의 맛이 제대로 나오지 못할 수가 있으니까.
그 추억의 맛은 이제 3개 2천원 시대를 맞았다. 예쁜 색깔 뽐내는 마카롱 하나에 2천원이 넘는데 실로 추위와 고군분투하여 나온 착한 가격의 진솔한 맛이 아닐 수 없다.
/백소애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