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서 남편과 마트 운영하던 손경애씨 갑작스런 사고로 뇌사 판정<br/>5명에게 장기 기증… “희망과 사랑 나누고 간 사람으로 기억되길”
갑작스런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50대 여성이 다섯명의 환자에게 장기를 나눠 소중한 생명을 구하고 세상을 떠나 각박한 세상을 훈훈하게 덥혀주고 있다.
‘따뜻한 사랑을 나누고 하늘의 별이 된’ 주인공은 영양군의 고 손경애(53·여)씨.
20일 영양군은 갑작스럽게 뇌사상태에 빠진 고 손경애씨가 지난 12일 안동병원에서 5명의 환자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고 전했다.
영양읍에서 남편과 함께 마트를 운영하던 고 손경애씨는 지난 8월 7일 아침에 갑자기 쓰러진 직후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뇌경색 진단을 받으면서 혼수상태를 반복하며 뇌사 추정 상태가 됐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났을 때는 마비되지 않은 부위를 계속 움직이려는 등 회복 가능성이 보이기도 했다.
손씨와 가족들은 지난 11일 최종 뇌사 판정을 받고 장기기증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의 사랑은 이튿날인 12일 간과 양쪽 신장, 양쪽 각막 등을 다섯 명의 애타는 환자들에게 나눠 새 생명의 불꽃으로 다시 타올랐다.
슬하에 1남 1녀를 둔 손씨는 평소 산을 좋아하고 주변의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가 도움을 주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손씨의 이웃들은 “(손씨가) 조손가정 등에 식료품을 기부하고 인재육성장학금 기탁에도 솔선수범하는 등 이웃돕기에 앞장 서 온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가없는 사랑’을 베풀고 떠난 손씨의 남편 이영우씨는 “평소 어려운 이들을 돕는 것을 좋아하던 아내이자 어머니였다. 마지막 가는 길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었다는 것을 하늘에서도 기뻐할 것 같다”며 “마지막 가는 길이 누군가에겐 새로운 희망이 되고 따뜻한 사랑을 나누고 간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랐다”고 고인의 애틋한 헌신을 기렸다.
이씨는 또 “자신의 말이라면 무엇이라도 흔쾌히 믿고 따라주던 아내가 함께 생업에 임하며 아들과 딸을 장성시켰기에 앞으로 마땅히 누렸어야 할 부분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움이 많다”면서 “고된 생업을 함께 하며 애들을 잘 챙겨주어 고맙고 미안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갑작스런 삶의 끝에서 다른 아픈 이들을 위한 기증을 결심해 주신 손경애님의 가족과 기증자에게 감사드린다”며 “가장 소중한 생명나눔을 실천해주신 숭고한 결정이 지역사회에서 아름답게 기억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영양/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