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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고 와” 교사·학부모들 차분한 격려

심상선·김재욱기자
등록일 2022-11-17 19:34 게재일 2022-11-1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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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전의 날’ 현장 모습은<br/>코로나 상황 단체 응원전 없지만<br/>일일이 눈 마주치며 용기 북돋워<br/>만학도의 비장한 모습 눈길 끌어<br/>입시한파 옛말 가벼운 옷차림도
2023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된 17일 오전 포항시 남구 연일읍 영일 고등학교에서 선생님이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제자를 응원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7일 전국 고사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시험장을 찾은 수험생들은 결의에 찬 표정으로 묵묵히 고사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올해도 코로나19 상황에서 치르는 시험이다 보니 수험생 모교 선후배들의 뜨거운 응원전 진풍경은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일부교사들이 현장에서 핫팩을 나눠주는 등 차분히 수험생을 격려하는 모습은 간간이 보였다. 이날 대구 최저기온 영상 6℃. ‘입시 한파’가 사라진 포근한 날씨 덕분에 일부 수험생은 가볍고 편안한 옷차림으로 시험장에 들어섰다.

대구 달서구에서 가장 많은 수험생들(648명)이 시험을 치른 24지구 30 시험장인 영남고등학교. 어둠이 채 가시기 전부터 경찰과 달서구청 공무원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주변 교통통제와 고사장 안내에 분주했다. 입실이 시작되자 대건고 교사 2명은 시험장 입구에서 학생들이 시험을 잘 치를 수 있도록 일일이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와 응원을 보냈다.

입실완료 시간이 다가오자 고사장으로 향하는 수험생의 발길이 바빠졌다.

차에서 내린 학생들은 부모님의 두 손을 꼭 잡은 채 ‘파이팅’을 외친 뒤 따뜻한 포옹을 하고 서둘러 고사장으로 향했다.

학부모들은 쉽게 시험장 입구에서 발을 떼지 못하고, 휴대전화로 자녀가 고사장으로 향하는 모습을 담거나 동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다.

한쪽에서는 자녀가 시험을 잘 치를 수 있도록 눈을 꼭 감은 채 간절히 기도하는 부모의 모습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나이 든 수험생의 모습도 보였는데, 50대로 보이는 남성은 도시락을 든 채 학교를 찾아 본인의 시험장이 어딘지 안내판을 꼼꼼히 살핀 뒤 비장한 모습으로 고사장 안으로 발길을 옮겼다.

2023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된 17일 오전 포항시 남구 연일읍 영일 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1교시 답안지에 수험번호를 적고 있다.  /이용선기자
2023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된 17일 오전 포항시 남구 연일읍 영일 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1교시 답안지에 수험번호를 적고 있다. /이용선기자

다른 고사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24지구 4시험장인 청구고등학교 정문 입구에도 수험생을 위한 선후배의 단체 응원은 없었고, 고사장입구에서 새마을 교통봉사대 대구 동구지구대가 ‘수능 대박 나세요’란 가로 펼침막을 들고 수험생을 응원했다.

가끔 교사 몇몇이 모여 자신들의 출신학교 수험생의 손을 꼭 잡아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수험생을 응원 나온 성광고 용환성 교감은 “학생들이 힘들게 3년 동안 마스크 한 번 못 벗고 답답함 속에서 공부했는데 오늘이 결전의 날이다”며 “지금까지 노력해 온 만큼 차분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을 치러 자신이 원하는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심상선·김재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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