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영국에서는 지난 10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전년 동기보다 11.1%나 올랐다. 41년에 물가가 이렇게 많이 오른 것은 처음이라 한다.
물가가 오른 만큼 서민층의 살림살이는 예전에 보기 드물게 팍팍해졌다. 소비 성향도 알뜰 소비쪽으로 바뀌고 있다. 쇼핑할 때 가격을 중점적으로 고려한다는 소비자가 많아졌고, 다소 흠이 있어도 값이 싼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사람도 늘어났다고 한다.
경제고통지수는 미국의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적 어려움을 가늠하기 위해 고안한 지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해 산출한 수치로, 지수가 높을수록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임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올들어 21년만에 국민의 경제고통지수가 최고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지고 석유 등 국제 원자재값 등이 폭등한 때문이다. 국내 소비자물가도 전년보다 최고 6%대까지 치솟아 서민들의 가계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특히 외식비 등이 많이 올라 편의점 등에서 값싼 점심으로 한끼를 때우는 직장인이 늘었다고 한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올 상반기 기준으로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를 산출한 결과, 10∼20대 청년들의 체감경제고통지수가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주로 청년층이 많이 소비하는 음식, 숙박, 교통비 등의 품목에서 물가가 많이 올랐고, 코로나로 인한 취업난까지 가세돼 고통받는 우리시대 젊은이의 아픔이 그대로 노출됐다.
나라의 미래를 이끌 젊은이의 경제적 고통을 해소할 정치권의 민생 대책이 무엇보다 아쉬운 때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