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동남아 순방 외교적 성과 부각<br/>양 정상 조속 매듭 긍정적 분위기<br/>밀도있는 이야기 진행 중 시사도<br/>中과 관계엔 “외교적 공간 충분”
윤석열 대통령이 4박 6일간의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 대통령실은 외교·안보 성과를 부각시켰다. 대통령실은 한일 정상이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자는 취지로 긍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과의 외교적 공간을 지나치게 줄인 것 아니냐는 지적에 “중국과의 외교적 공간은 여전히 충분하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6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첫 정식 정상회담을 가진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양국 간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분명한 의지를 확인함으로써 현재 진행 중인 양국 간 교섭에 강한 추진력을 주입했다”고 밝혔다. ‘양국간 현안은 한일관계의 최대 난제인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 협의 내용에 대해 “강제징용 문제 해결책에 관해서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가지는 않았지만, 양 정상 모두 강제징용 문제의 해결책에 관해 상당히 밀도 있는 협의가 진행되고 있고, 또 협의 진행 상황에 대해 (양 정상이) 잘 보고를 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양국 실무자 간 해법이 어느 정도 한두 개의 해법으로 좁혀지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그런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협의를) 더 속도감 있게 진행시켜서 강제징용 문제 해결뿐 아니라 한일관계 개선을 가져올 수 있는 방향으로 양 정상이 좀 더 주의를 기울이고 힘을 보태자는 그런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속도감’을 언급한 이유에 대해선 “(양국 간) 간극이 많이 좁혀졌으니 그것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빨리 모색해서 문제를 속히 매듭짓자는 분위기였다”며 “어떻게 보면 긍정적이고도 적극적인 의기투합, 그런 의미로 해석을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또 “수출규제 문제, 지소미아(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 이런 것이 사실 다 연결돼있는 문제”라며 “그렇기 때문에 윤 대통령도 포괄적인 해결책을 필요로 한다고 말하지 않았나. 양측 모두 그 ‘고르디우스의 매듭’(복잡한 문제를 단번에 풀어내는 묘수)을 징용 문제에서 풀어나가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윤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새로운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하며 미국, 일본과 밀착한 반면 중국과 외교적 공간을 지나치게 줄인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중국과의 외교적 공간은 여전히 충분하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과 양자 현안을 넘어 기후 변화, 공급망 문제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많이 마련돼 있지 않나”라며 “중국과 소위 ‘범세계적’으로 함께 기여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 정부 들어서서 갑자기 미국 일변도의 외교를 한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한미동맹을 중심축으로, 중국 등 여타 국가들과 협력의 폭과 기회를 확대해가는 외교를 지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경제보복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한미일의 포괄적 협력에 불만을 가진 국제사회의 제3국이 경제적 강압 조치를 가할 수 있다”며 “거기에 대해 어떤 상징적 조치 또는 실질적 조치로서 (한미일 3국의) 경제안보대화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