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과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서전략실장(경남대 교수)이 MBC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를 놓고 지난 10일 설전을 벌인 가운데 11일 홍시장이 김 교수를 재차 저격하자 12일에는 김 교수가 되받아치는 등 논란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도대체 우리 당에 홍준표 시장님이 강조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동의하지 않는 진짜 잡탕, 잡동사니가 있나"라면서 "맨 마지막으로 합류한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도 잡탕 잡동사니인가.
제발 거짓말로 선동하지 마시라"고 전날 자신을 비판한 홍 대표를 직격했다.
그러면서 "대꾸할 가치도 없으나 기왕 시작한 김에 내후년 우리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생산적인 논쟁으로 여기겠다"며 "저 같은 잡탕, 잡동사니를 받아들여서 지금 우리 당이 문제라는 발상이야말로, 2020년 총선에서 공천 탈락 후 탈당해서 무소속 출마한 자신의 전력을 정당화하려는 억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내후년 총선에서 이기려면 홍 시장님이 2017년 대선 후보로 얻은 24%의 득표율에 갇히지 않고 더 넓고 더 많은 지지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강성우파 24%의 동굴에 갇힌 채, 순수우파 혈통주의만 고집해서는 선거는 필패임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래서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 당명)은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는 더 넓은 지지를 얻기 위해 자유한국당에 머무르지 않고 외연 확대를 위해 더 큰 통합을 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당시 강경보수를 고집하고 막말 이미지에 갇힌 홍 시장님이 공천 탈락한 것"이라고 반격했다.
김 교수는 중도 보수의 외연을 황하에 빗대기도 했다.
그는 "본시 황하가 황하인 것은 강을 가리거나 따지지 않고 모두 받아주기 때문"이라며 "총선 승리 특히 수도권 승리를 위해서는 24%에 갇히려는 홍 시장님의 우파 순혈주의 대신 중도보수를 망라한 외연 확대가 필수"라고 강조하고, "이를 잡탕, 잡동사니라고 한다면 홍 시장님의 동굴에 갇힌 인식이니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만, 홍 시장님 논리대로 황하는 잡탕이라 폄훼되더라도 인류문명을 만들고 수억명의 젖줄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대선 당시 상황도 끄집어내 홍 시장을 저격했다.
김 교수는 "곰곰이 생각해보면 홍 시장님이 저에 대해 앙금이 남아서 그런 거 같기도 하다"면서 "총선에서 무소속 당선 이후 복당 신청했을 때, 제가 우리 당 외연 확대에 도움이 안 되는 강성우파와 막말 이미지 때문에 반대한 것이 지금도 앙금으로 남아 있나"라고 홍 시장을 겨냥했다.
이어 "아니면 지난해 대선 경선 때, 제가 윤 캠프 전략실장으로 있으면서 당시 여론조사 앞서는 홍 시장에 대해 민주당의 역선택 우려를 제기하며 홍준표가 '꿔준표'라고 정곡을 찌른 거 때문에 지금도 감정이 상하신 건가"라면서 "설마 그러지는 않으시겠지요.
그렇게 쪼잔한 분은 아닐 거라고 믿는다"며 홍 시장의 아픈 감정을 건드렸다.
김 교수는 "제발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한 총선 전략을, 동굴에 갇힌 인식이 아니라 드넓은 민심에서 찾으시라"며 "그리고 감정적으로 저를 인신모욕까지 한 것에 대해 똑같이 대꾸하고 싶지는 않다.
딱 한 가지만 부탁드린다. 제발 소모적인 패배전략으로 시간 허비하지 마시고 대구시정에 더욱 관심 가지시기 바란다"는 의견의 글로 끝맺음했다.
김 교수가 홍 시장의 비판에 한치 양보없이 재차 공격한 것에 대해 홍 시장이 향후 어떻게 반응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홍 시장과 김 교수는 MBC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를 놓고 지난 10일부터 페이브북을 통해 논쟁을 벌여왔다.
그 과정에서 홍 시장이 김 교수를 잡동사니 등으로 몰아부치면서 다음 총선에서 정리를 주문하는 등 감정이 격화되고 있다.
/ 박형남ㆍ김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