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다룬 영화 관람하자 국힘 “반성·자중할 때 아닌가” 대선 악영향 끼칠까 ‘부글부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6·3 대선을 앞두고 부정선거 논란을 주장하는 영화를 관람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사태로 지난달 4일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후 47일 만에 공개 행보에 나섰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동대문구의 한 영화관을 찾아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했다. 계엄 당시 부정선거 의혹을 확인해야 한다는 이유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도 계엄군을 투입했던 윤 전 대통령이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부정선거를 다룬 영화를 관람한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강성 지지층을 상대로 음모론 논란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일각에선 자신의 파면 사유를 인정하지 않으며, 형사 재판 판결에도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나아가 대선이 2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 개입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이번 대선이 끝나더라도 윤 전 대통령의 영화 관람이 강경 보수층 사이에서 부정선거 음모론 논란만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이 영화관에 도착했을 때 ‘너만 몰라 부정선거’라는 글귀가 적힌 붉은색 풍선을 든 지지자들이 이름을 부르며 환호했고, 영화관에 설치된 홍보 포스터에는 ‘6월 3일 부정선거 확신한다’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윤 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에 국민의힘은 대선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등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은 탈당했다. 저희 당과 이제 관계 없는 분”이라며 “개인적 입장에서 봤을 때 윤 전 대통령은 계엄에 대한 반성·자중을 할 때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도 윤 전 대통령의 영화 관람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 후보는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윤 전 대통령의 영화 관람에 대해 “유권자 중 누구라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해명하고, 해명할 노력을 계속 해야 한다”며 “앞으로 부정선거 의혹을 완전히 일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온라인 단체대화방에서도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이 자중해야 한다”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이 지금 왜 그런 영화를 보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악재”라고 평가했다. 그는 “탈당으로 우리를 다시 보게 된 중도층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라고도 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