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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의 시대

등록일 2022-11-09 19:40 게재일 2022-11-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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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봉정치에디터
홍석봉정치에디터

이태원 참사 사상자와 가족들의 후유증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장 목격자와 구호활동자 등의 심리상담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참혹한 현장을 목격한 충격으로 인한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한 데다 SNS 등에서 여과 없는 정보가 전달된 탓이 크다. 의료계에서는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한다. 의료계는 또 ‘이태원 참사’를 ‘10·29 참사’로 명칭 변경을 건의하고 있다. 특정 지명이 들어간 표현이 불안과 공포를 가중시켜 트라우마를 더 자극할 수 있고, 낙인 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봉화의 광산 매몰사고 생환 광부들도 마찬가지로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생환한 두 사람은 매일 밤 깊이 잠들지 못한 채 소리를 지르거나 경련을 일으킨다고 한다.

잇따르는 각종 재난과 사고로 전 국민이 정신적 상처를 입었다.

‘트라우마’는 프로이드의 심리학 이론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개인의 심리적 외상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인간의 정신상태를 드러내는 단어가 됐다. 전쟁 및 재난에서부터, 성폭행과 학대 같은 개인의 삶이 자존감과 자신감을 잃게 만드는 것까지, 다양한 형태의 트라우마가 우리의 생활 속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정부는 2018년 국가트라우마센터를 개소, 재난이나 사고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이들의 심리적 안정과 사회 적응을 돕고 있다.

재난과 사고는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다. 재난 당사자는 물론 가족과 지인 등도 충격과 상실, 스트레스를 받는다.

재난과 사고로 심적 고통을 겪는 이들의 회복을 돕는 치료는 필수적이다. 그 보다는 재난과 사고가 없는 사회가 우선돼야 한다. 안전사회는 희망에 불과할까.

/홍석봉(정치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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