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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고 아름다운 울릉도

등록일 2022-11-07 19:39 게재일 2022-11-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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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지난 2일 오전 울릉도 전역에 공습경보가 내려졌다. 북한이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3발 중 1발이 울릉도 방향으로 날아온데 따른 경보발령 조치였다. 비록 날아가다가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이남 공해상에 떨어지긴 했지만, 1분만 그대로 날아갔더라면 울릉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을 만큼 위급한 상황이었다. 평온한 섬 울릉도에 갑자기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리고 주민 긴급대피령이 내려지자 당국과 주민, 관광객들은 놀라움과 함께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불과 1주일 전에 울릉도를 다녀오고 이번 주 또 다시 울릉도에 입도하는 필자 역시 당황스러움과 함께 일말의 우려를 떨쳐버릴 수 없었다.

울릉도는 필자와 인연이 많은 곳이다. 40여년 전 고교시절에 친구따라 강남가듯이 처음으로 가본 울릉도엘 몇 번 가족과 함께 들어가서 성인봉을 오르고 독도를 찾았는가 하면, 직장 동료들과는 자전거를 타고 섬 일주로를 따라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내수전옛길 트레킹도 즐기는 등 과연 울릉도에 각별한 애착(?)이 있어 보이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도 그럴 것이 단순한 관광이나 탐방을 위한 입도는 차치하고라도, 울릉도에는 인연따라 마음따라 이어지는 지인이 있고 애틋한 사연과 추억이 물결처럼 늘 가슴 속에 일렁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살가운 울도(울릉도)엘 늦가을의 소슬바람따라 이번에 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울릉도는 찾으면 찾을수록 매력이 넘쳐나는 곳이다. 명소나 관광지 대부분이 그러하겠지만, 한 번 가보고서는 절대 다 보고 알거나 제대로 느끼기가 어려울 것이다. 특히 울릉도는 더욱 그러하다. 풀꽃 하나라도 ‘자세히 보고 오래 보아야 예쁘고 사랑스럽’듯이, 울릉도·독도 전역이 국가지질공원이니 적어도 수 차례쯤은 가봐야 절해고도의 지질과 자연, 문화와 역사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고 섬사람들의 풍습과 애환을 느끼보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울릉도는 구석구석 신비로움에 쌓여있기에 사시사철 매혹적이고, 골골샅샅 호기심이 묻어나기에 늘 가슴이 울렁거리는지도 모른다.

“삐죽삐죽 구불구불 위태위태 난 길따라/도동에서 통구미로 설레여 밟는 페달/태고의 신비 벗기듯 한 꺼풀씩 저어가네//낙타등 같이 굴곡진 태하령과 현포고개/숨소리 거칠어도 구슬땀이 달가운데/마루턱 언저리에는 바람의 결 정겹기만//파도의 하얀 안부 갈매기의 추임새에/코끼리바위(孔岩)이 꿈틀대고 삼선암이 들썪이네/어느새 관음도 눈썹이 노을빛에 수줍은 듯/애환 서린 내수전 옛길 아슬한 걸음으로/휘청이며 비틀대도 끌고 들고 메고 가니/두 바퀴 펼치는 세상 봉래폭포 환호성” - 拙시조 ‘울릉도 라이딩’ 전문

이렇게 보면 볼수록 아름답고 매력적인 울릉도에까지 북한의 미사일 발사 표적이 되고 있다니, 참으로 개탄스럽고 공노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 들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갈수록 많아지고 과격화되고 있다. 그럴수록 우리는 단호한 응징과 안보태세를 굳건히 갖춰야 할 것이다. 울릉도에 현재 상대적으로 취약한 안보, 방공시설의 확충과 방위시스템 등을 단계적으로 보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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