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안동댐 기념탑에서 대구시와 안동시는 안동·임하댐의 맑은물 공급과 상생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구시의 ‘맑은물 하이웨이’ 사업과 안동시의 ‘낙동강유역 광역상수도 구축’ 사업이 상호소통된 결과이다.
1991년 낙동강 페놀사고 이후 30년이 지난 시점에서 대구시의 상수원을 강물에서 댐물로 전량 전환하는 사업의 출발점이 되는 날이다. 그동안 대구시는 안전한 상수원 확보를 위해 취수원 다변화에 노력하여 낙동강 본류와 댐, 강변여과수 등 다양한 대상을 검토하였다. 최근까지 정부가 적극 개입하여 유량과 수질, 경제성 측면에서 유리한 낙동강 해평취수장 취수를 추진하여 왔으나 이해관계자 간 갈등으로 결국 안동·임하댐으로 선회하였다.
영남권 시도연구원이 공동으로 ‘깨끗하고 안전한 영남권 물관리 체계 구축방안’ 연구의 목적으로 2021년 6월에 영남권 주민 약 2천500명을 대상으로 의견조사를 실시하였다. 주요 음용수 이용형태를 물어본 결과 정수기가 47.3%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병입생수 27.6%, 수돗물 23.2%, 지하수·약수 1.9%의 순으로 나타나 주민들은 주 음용수 이용에 안전성을 중시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조사자 지역 대비 수돗물 품질이 우수할 것 같은 도시를 선택하는 질문에서는 경북 안동이 35.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조사결과로 보면 ‘맑은물 하이웨이’ 사업은 지역민의 수요에 매우 부합한다.
그런데 위의 주민 의견조사에서 대구지역민에 대해 상수도 경영 개선 및 수돗물 품질 향상, 물 낭비 예방을 위해 수도요금을 인상하는 의견에 대해 물은 결과, 반대하는 응답 비중이 61.6%로 찬성(38.4%)에 비해 매우 높게 나타났다. 수도요금 인상 반대는 성별로는 여성(65.7%)이, 직업으로는 가정주부(65.7%)가 주택유형으로는 상가주택(85.7%)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물값 인상이 불가피한 ‘맑은물 하이웨이’ 사업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물값 상승을 억제해야 하고 수요자의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한 낙동강 상류 댐 이전에 따른 본류 수질관리 약화에 대비하여야 하고 안동시를 비롯한 상류지역 주민과의 상생협력 사업으로 신뢰기반을 지속적으로 쌓아야 한다.
대구시와 인구규모, 도시위상 등에서 공통점이 많아 자주 비교되는 일본 제3의 도시 나고야시가 상류 지자체와 맑은 물 확보와 경제협력 등에서 근래 10년 이상 협력해온 사례는 우리의 물 갈등 해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0년부터 나고야시는 상류의 4개 현소속 많은 기초 자치단체와 연대 강화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장회의, 특산물판매시장, 상하류기업간 상담회, 유역민연대심포지엄, 나고야의수원·기소삼강유역 연대사업기부금 등을 추진해 왔으며, 유역연대 모범지역으로 일본수대상 특별상을 수상하였다.
안동시는 ‘낙동강유역 광역상수도 구축’ 사업을 통해 침체된 지역경제를 부흥하고자 하는데, 우수 물기업 유치와 인재 양성을 통한 물산업 진흥이 필요하다. 대구시는 ‘맑은물 하이웨이’ 사업을 통해 맑은 물과 이에 대한 대가만 오가는 것이 아니라 양 지역간 신뢰와 이해가 소통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