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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같은 광부들 생환…중요한건 再發 방지

등록일 2022-11-06 17:48 게재일 2022-11-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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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오후 6시 봉화 아연광산에서 갱도붕괴 사고로 고립된 광부 2명이 4일 밤 11시 3분쯤 모두 구조됐다. 어둠과 추위, 공포 속에서 광부들이 221시간을 버티며 기적같이 살아남은 것이다. 인근 안동병원으로 옮겨진 이들의 건강 상태는 양호하다고 한다. 그동안 구조작업에 애를 먹었던 소방당국은 매몰되지 않은 제2 갱도를 통해 지하 140m까지 내려간 뒤 실종자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1 갱도 쪽으로 진입로를 뚫어 극적으로 이들을 발견했다.

구조대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매몰된 광부들의 끈질긴 생존본능이 이러한 기적을 만들어냈다. 20여 년 경력의 베테랑 광부인 박모씨는 “3일째 몹시 배가 고팠는데, 그 뒤로는 배고픈 줄도 잘 몰랐다”고 했고, 새내기 광부인 박모씨도 “지하수로 목을 축일 때 토하고, 힘들었다”고 가족들에게 전했다. 이들은 괭이를 들고 탈출로를 파내기도 했지만, 사고 사흘째부터는 갱내 좁은 공간에 비닐천막을 치고 모닥불을 피우면서 추위를 견뎌냈고, 평소 소지했던 커피믹스를 밥처럼 마시며 구조대를 기다렸다고 한다.


국내에선 지난 1967년 8월 충남 청양군 구봉광산에서 갱도 붕괴로 고립된 광부가 16일 만에 구조된 적이 있었다. 당시에도 지하 125m지하에 고립된 광부는 지하수를 마시면서 배고픔을 견디고 무사히 구조됐다.


이번 사고는 광산 갱도하부 46m지점에서 갑자기 밀려들어온 펄(진흙 토사물)이 갱도아래로 수직낙하하면서 발생했다. 당시 해당 갱도에는 모두 7명이 작업 중이었는데, 2명은 스스로 대피했고, 3명은 광산 측 구조대에 의해 구출됐다. 사고 당시에도 광산업체는 119에 늦게 신고해 구조작업을 지연시켰고, 고립된 작업자 가족에게도 제때 통보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봉화 아연광산은 지난 8월에도 갱도를 지탱하는 시설 부실로 붕괴사고가 나 사상자 2명이 발생한 곳이다. 경찰은 왜 두 달 사이에 연이어 유사사고가 발생했는지 사고경위를 철저히 조사해서 앞으로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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