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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듣는 공습경보 사이렌에 혼돈의 울릉도

김두한기자
등록일 2022-11-02 20:24 게재일 2022-11-0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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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북한이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울릉도에 공습경보가 발령돼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등 불안에 떨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8시 51분께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3발을 발사했으며 이 중 1발이 동해 NLL 이남 공해상에 떨어졌다.

이 미사일은 NLL 이남 26㎞, 속초 동방 57㎞, 울릉도 서북방 167㎞에 낙하했다. 공해상이기는 하지만 영해가 기준선에서 12해리(약 22㎞)임을 고려하면 영해에 대단히 근접해 탄착한 것이다.

북한이 동해 NLL 이남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다. 또 울릉도에 공습경보나 경계경보가 발령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행안부 중앙민방위경보통제센터는 공군작전사령부 항공우주작전본부(KAOC)로부터 요청을 받으면 공습경보나 경계경보를 발령한다. 공습경보는 적의 공격이 긴박하거나 실시되고 있을 때 경계경보는 적의 공격이 예상될 때 발령한다.

이날 울릉도 공습경보는 중앙민방위경보통제센터가 오전 8시 54분께 항공우주작전본부로부터 요청을 받아 8시 55분께 발령했다.

공습경보 발령되자 울릉도 주민들은 지하로 긴급대피하고, 어선의 출어가 금지되고 여객선 운항이 정지되는 등 섬 전체에 긴장이 고조됐다.

주민들은 사이렌만 길게 울리고 안내가 없어 무슨 영문인지 몰라 당황했고, 군청에는 문의 전화가 폭주했다.

울릉군 관계자는 “공습경보가 울렸고 실제 상황이라고 해서 직원들이 지하 쪽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다른 군 공무원은 “출근해서 업무 시작하자마자 오전 9시 5분께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지하로 대피하라는 군청 내부알리미 메시지를 받았다”며 “지하에서 직원 100여명이 대피해 있다가 3분쯤 뒤에 사무실로 복귀했는데 처음 겪는 일이어서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사이렌만 길게 울리고 안내가 없어 무슨 영문인지 몰라 당황했고, 군청에는 문의 전화가 폭주하는 등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박모(50)씨는 “처음에는 공습경보인지 모르고 사고가 나서 119가 지나가는 정도로 생각했다”며 “서해 쪽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뉴스를 보고는 직장 동료들도 많이 긴장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2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도동항에서 특산물 가게를 하는 이모(52)씨는 “사이렌 소리가 계속 나서 엄청나게 놀랐다. 처음에는 불이 났나 하고 걸어서 가게로 가는 데 주민들이 무슨 일인지 몰라 웅성거렸다. 뉴스 속보 나오고 친척들 무슨 일이 없는지 전화가 오고 해서 북한이 미사일을 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공습경보 발령 직후 포항·울진 해양경찰서, 포항지방해양수산청, 수협중앙회 어선안전조업국(포항·후포·울릉)과 긴밀한 공조체제를 갖추고 신속한 조치에 나섰다.

우선, 경북도와 포항지방해양수산청, 선사가 협의해 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의 운항을 전면 중단했고, 이미 후포항에서 울릉도로 출발했던 여객선에 대해서도 회항 조치를 했다.

어선들에 대해서도 어선안전조업국을 통해 북위 38도 이남으로 대피할 것을 바로 알리고, 먼 바다에서 조업 중이었던 어선들에 대해서는 무선으로 일일이 대피할 것을 명령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북한의 NLL이남 울릉도를 향한 탄도미사일 발사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우리 영토에 대한 도발행위”라며 “국방부와 우리 군은 동해에 대한 방어체계를 더욱 정교하게 마련하고 북한 도발에는 한 치의 빈틈도 없이 더욱 철저히 대비해 주기 바란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날 울릉도에 내려진 공습경보는 오후 2시를 기해 해제됐다.

울릉/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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