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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플랫폼으로 다시 태어난 ‘옛 경주역’

박선유 시민기자
등록일 2022-10-30 17:58 게재일 2022-10-3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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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까지 한중일 국제서예 교류전<br/>작가·경주시장 퍼포먼스에 박수갈채
휘호 퍼포먼스가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펼쳐지고 있다.
기차가 멈춘 경주역이 묵향으로 가득 찼다. 역 광장에는 입체 작품이, 역 내부에는 족자형태의 작품들이 빼곡히 전시돼 있다.

문화는 다르지만 ‘먹’이라는 공통점으로 3개국 작가들의 작품이 사람들을 맞이했다. 사용되어진 글자는 다르지만 서로 섞여 있어도 전혀 이질적이지 않았다. 특히 역 외부에는 육면체 형태의 구조물로 만들어진 작품 내 조명이 설치돼 밤에도 작품을 감상 할 수 있게 했다.

이번 전시는 동아시아문화도시 민간문화예술단체 교류지원사업 중 하나인 한·중·일 국제서예 교류전이다. 주최는 경주시, 주관은 경주예술재단, 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로 서예와 문인화 등 먹을 주제로 준비된 전시행사다.

국제 교류전답게 일본 오이타현 서예 작가 5명이 20인의 50점 작품과 함께 27일 경주에 방문했다. 그리고 최근 폐역 안팎에서 오픈 행사를 기념하며 심천 한영구, 덕봉 정수암을 비롯 각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휘호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참여 작가 및 내빈, 수많은 관람객들로 모처럼 경주역은 사람들로 가득 차 시끌시끌해졌다. 온몸으로 표현하는 작가부터 박스 폐지를 활용해 글씨를 써내려가는 일본 작가까지 하나의 퍼포먼스가 행해질 때 마다 사람들은 큰 호응을 보였다.

덕봉 정수암 선생의 기합소리가 울리고 영화제 레드카펫을 연상케 하는 대형 흰 천 위로 큰 붓이 지날 때마다 먹이 번져나가며 ‘동아시아의 꿈 서화(書畵)로 피어나다’라는 글자가 적혀졌다. 곧이어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통역 겸 일본 작가 옆에서 동행한 필자는 작가가 옆에 늘 끼고 있던 박스 폐지의 용도를 알고 무척 놀랐다. 오렌지색의 강렬한 옷을 입은 일본 작가는 폐지를 뜯어낸 뒤 심호흡과 함께 먹으로 선을 그어나갔다.

여느 붓 못지않게 강한 느낌은 나타내는 것은 물론 굉장히 세밀한 서체까지 표현해냈다. 주변에 있던 많은 이들이 큰 박수와 감탄사로 응원했다. 그리고 주낙영 경주시장의 수준급 글씨 퍼포먼스는 참여한 작가 및 시민들에게 인기를 모았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 이후 첫 국제 교류전이자 가장 가까운 3개국의 평화와 우정을 위한 행사다. 또한 폐역이 된 경주역의 문화플랫폼으로의 시작을 알리는 첫 행사이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10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구 경주역에서 관람할 수 있다. 문화 플랫폼으로 경주역의 다음 행보를 기대해본다. /박선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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