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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우체통

등록일 2022-10-26 17:59 게재일 2022-10-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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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봉정치에디터
홍석봉정치에디터

포항 송도해수욕장 산책길 위에 위치한 ‘추억의 소식통’이 이용객이 없어 흉물로 전락했다는 소식이다. 이 우체통은 지난 2016년 10월 송도동 새마을지도자협의회가 500만원을 들여 설치했다.

과거 해맞이 관광명소로서 이름 높았던 해수욕장의 풍경을 되새기고 이곳을 방문한 시민과 관광객들이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편지지와 필기구를 갖춰 누구나 이용토록 했다. 우편물은 무료 발송해주었다. 카드나 편지를 부치면 작성일 기준 6개월 후 포항우체국을 통해 받아볼 수 있었다.

이 우체통도 세월의 무게는 이기지 못했다. 해풍에 녹슬고 관리부실이 겹쳐 이용객이 뚝 끊겼다. 붉은색 페인트는 벗겨지고 녹슬어 상처 투성이가 됐다. 부스 안은 편지 대신 뿌연 먼지만 쌓였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장소로 기억될 우체통이 관리부실로 흉물이 되고 말았다.

김천의 소리길에는 지역출신 트로트 가수 김호중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는 ‘트바로티 우체통’이 설치돼 있다. 서울 용산공원에는 윤석열 정부가 국민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한 ‘경청 우체통’도 있다. 구미의 ‘희망우체통’, 울산 간절곶의 ‘소망우체통’, 광주의 ‘듣는다우체통’, 현충원의 ‘하늘나라우체통’, 한때 관광지마다 설치돼 사연을 전달하던 ‘느린 우체통’ 등등….

이색적인 이름의 ‘우체통’이 우리 주변에 하나 둘 등장해 관심을 끈다. 이용만큼 관리가 중요하다. 1년에 편지 한 통 쓰지 않는 요즘 세태다. 편지는 어느새 우리에게 추억의 하나로만 남아 있다. 편지를 대신하던 카카오톡의 먹통 사태가 편지에 대한 추억들이 새록새록 돋아나게 한다. 이색 우체통들이 편지로 사연을 전하던 설레임의 감성을 채워주고 있다.

/홍석봉(정치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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