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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태풍 악몽에 시달리는 포항시민들

등록일 2022-10-10 18:03 게재일 2022-10-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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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지 한 달이 넘으면서 당시 수해를 당한 대부분 지역이 일상을 회복했지만, 포항시민들은 아직도 끔찍한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본지기자가 취재한 포항시 남구 대송면 제내리 일대 현장르포를 보면, 이재민들의 심적·물적 고통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침수됐던 대부분 주택들은 지금도 외벽이 떨어져 나간 채 방치된 상태고, 주민들이 외롭게 집을 수리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한다. 새로 도배와 장판을 한 집도 물기가 마르지 않아 집안 곳곳이 곰팡이 투성이고, 집집마다 주민들이 선풍기를 틀어놓고 물기가 마르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니 충격적이다.

제내리 일대는 지난달 5일과 6일 이틀간 453mm의 폭우가 내리면서 인근 칠성천이 범람해 1천135가구 중 90% 이상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현재 대송면 다목적복지회관에는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텐트 생활을 하는 주민들도 상당수 있다. “국가 도움이 없으면 살아갈 방법이 없으니 제발 우리를 외면하지 말아 달라”는 주민들의 호소가 마음을 아프게 한다. 포항시와 자원봉사단체가 지금까지 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했지만 오늘(11일)부터는 지원도 끊긴다니 걱정이다.


이재민들이 공통으로 힘들어하는 부분은 정부의 재난지원금(상한액 200만원)이 너무 적다는 점이다. 30여평의 집에 도배와 장판을 할 경우 약 450만원 정도가 들어가는데 200만원을 받더라도 턱없이 모자란다는 것이다. 경북도와 포항시가 “정부지원금이 침수 주택의 도배비용조차 되지 않는다”며 재난지원금을 증액시켜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최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서울 서초구갑)도 “복구지원금 상한선이 현실과 괴리돼 있다.


피해복구가 시급한 곳에 국비가 제때 지원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듯이, 정부는 재난지원금이 실제 이재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현실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포항시민들이 수해를 당한 지 한달이 넘도록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천막생활을 하는 것을 정부는 못본척 할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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