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철이다. 그런데 가을 전어가 사라졌다. 제철이 됐지만 남해안에서 전어가 잡히지 않는다. 수온 상승이 원인이다. 급격한 기후 변화로 어장 환경이 바뀌고 있다. 수확량도 크게 줄었다. 전어가 ‘금전어’가 됐다.
지난 7월 영덕 장사해수욕장에서 죽은 참치 1천여 마리가 발견됐다. 어민들이 버린 것이었다. 피서객들이 썩은 참치 악취에 시달렸다. 피서객들은 최고급 횟감인 참치가 해안에서 버려진 채 썩어가자 어리둥절해 했다. 참치 포획량은 국제협약으로 정해져 있다. 이에 할당량을 초과해 잡은 참치를 버린 것.
수온 상승과 해류 변화로 동해에서는 잡히지 않던 참치가 최근 다량으로 잡혀 폐기되는 일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어부들은 참치 포획량을 확대하거나 어쩔 수 없이 잡은 참치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바다에서 명태와 꽁치가 사라진지는 오래됐다. 국산 명태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급기야 2014년 해양수산부 등이 나서 현상금(?)까지 걸고 명태 수배령을 내렸다. 명태 복원작업이 시작됐다. 이제 동해에서 조금씩 잡히고 있다고 한다.
찬 바다에서 사는 명태와 꽁치는 종적을 감추고, 따뜻한 바다에서 사는 고등어와 멸치 등은 더 많이 잡힌다.
물고기의 반란은 기후 변화가 주요인이다. 지구 온난화는 사람이 주범이다. 온난화로 우리나라 바다 수온이 지난 54년 동안 1.35도 올랐다. 전 세계 평균 상승 폭의 5배다. 2050년에는 최대 2도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바다 생태계의 변화로 어느날 괴물 물고기가 밥상에 오를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의 업보다.
/홍석봉(정치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