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시장·김학동 부회장 만나 조기 정상화 공동대응책 논의<br/>항구적 냉천 범람 방지 대책 마련 등 정상 조업 전폭 지원 약속<br/>포스코홀딩스 본사 이전 등 갈등 사안 ‘상생 논의’ 접점 가능성
포스코 홀딩스 본사 이전문제로 소원했던 포항시와 포스코가 태풍피해복구를 계기로 화합의 길을 찾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과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은 15일 포스코 본사에서 만나 태풍 ‘힌남노’로 인한 피해 복구 및 조기 정상화를 위해 공동대응책을 논의했다.
이 시장과 김 부회장은 이날 만남에서 ‘힌남노’ 태풍으로 인한 공단 침수 원인을 분석한 뒤 포스코는 제철소 울타리에 차수벽을 설치하고, 포항시는 냉천둑을 높이고 교각을 줄이는 등 대대적으로 정비키로 의견을 모았다.
두 사람은 또 위기에 처한 포항제철소 공장 정상화 등 조속한 피해복구와 항구적인 냉천 범람 방지를 위한 대책 수립에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강덕 시장의 이번 포스코방문은 태풍 내습 이후 두 번째다. 처음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방문에 동행한 것이었지만, 시장으로서 포항제철소의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와 포항시는 그간 포스코홀딩스 본사 포항 이전 등의 문제로 부딪히며 사실상 각자 길을 걸으며 갈등을 빚어왔었기에 이날 이 시장의 포항제철소 방문은 여러 가지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그동안 양측이 대립한 사안들에 대해 큰 틀에서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커졌다. 포항제철소가 조 단위 이상의 피해를 입어 위기 상태이기 때문에 포항시가 포스코를 상대로 현재로선 예산이 투입되는 상생협력 사업 등을 요구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포항제철소가 하루라도 빨리 제자리를 잡아 정상 조업이 되도록 전폭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포항은 포스코에 절대 의존하는 경제구조여서 그 어떤 논의나 협의보다 포스코 정상화가 더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포항시와 포스코가 기존의 불편했던 감정들을 털고 진심으로 머리를 맞댈 수 있다면 이는 예상외의 수확이 될 수도 있다. 신뢰가 구축되면 포스코 조업 정상화 이후 있을 상생 논의 때 충분히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실제, 포항시의 전폭적인 지원 등에 포스코가 감사하는 차원에서 시민들에게 예상 외 보따리를 풀 수도 있다. 특히 포스코는 이번에 포항제철소 공장 전체가 침수피해를 입는 사상 유례없는 일이 발생했기에 향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지 포항시와의 논의가 불가피하다. 특히 포스코는 현재 포항제철소의 신산업부지가 부족하기에, 이에 대한 근본적 해결 방안을 포항시에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포항시 역시 이번에 포항제철소 침수가 몰고 온 후폭풍이 어느 정도인지를 목도했기에 어떤 식으로든지 향후 안전 조업이 가능토록 지원해야 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이날 이강덕 시장이 포항제철소를 방문해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은 시기적으로도 적절했다는 평가다.
이러한 의지를 표출하듯 이 시장은 이날 포스코 포항제철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포항제철소의 빠른 조업정상화를 위해 시 차원에서 모든 것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이어 “국가기간산업인 포항제철소가 침수로 조업을 중단했다는 사실에 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당사자로서 매우 착잡하다”면서 더이상 이런 사태가 발생치 않도록 최선을 다해 복구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학동 부회장도 “지역기업들의 피해가 없도록 공급사들과 협의할 것이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복구를 완료하겠다”고 답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