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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이 무너지는 다섯 가지 이유

등록일 2022-07-17 19:53 게재일 2022-07-1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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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 고문
김진국 고문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불안하다. 한국갤럽이 15일 발표한 지지율은 32%다. ‘잘못한다’는 53%다. 심지어 다시 투표하면 이재명을 찍겠다는 사람이 50.3%이고, 윤석열 후보는 35.3%라는 여론조사 결과(미디어토마토)도 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취임 2분기에 20%대로 급락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생각난다. 광우병 파동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취임 1년도 안 돼 20%대로 떨어졌다. 취임 초 지지율 급락은 국정 동력을 크게 떨어뜨렸다. 5년 단임 대통령이 이때를 놓치면 성과를 내기 어렵다. 다행히 이 전 대통령은 곧 지지율을 회복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비주류 대통령으로 고생했다. 두 대통령 시절 집권당이 불안했다. 노 전 대통령은 대북 송금 수사로 민주당 주류였던 호남 세력과 갈등을 빚었다. 당을 쪼갰다. 이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박근혜 대표와 긴장 관계였다. 여야 대립은 늘 있는 일이다. 문제는 당내 갈등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경험이 없다. 그래서 국민이 불안하다. 지난 선거는 비호감 선거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가 싫어 윤 대통령을 선택한 유권자가 대부분이다. 뽑아놓고는 걱정이다. 국정 운영 능력에 반신반의한다. 믿음을 주는 게 관건이다.

그런데 첫째, 집권당 꼴이 말이 아니다. 대표가 자격정지다. ‘윤핵관’끼리도 관계가 묘하고, 어수선하다. 장관과 청와대 인사에 대해 말이 많다. 일부는 탈락했다. 누가 추천했느냐를 두고 뒷말이 끊이지 않는다. 여론조사에서도 인사 불만이 가장 크다. 그런데도 불안해하는 국민을 향해 “이전 정부와 비교해보라”라고 윽박지른다. 반성이 없으니 더 나아질 희망도 없다.

둘째, 정부가 과거로 달린다.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지겨웠던 ‘적폐 청산’의 후속편이다. 문재인 정부 때 윤 대통령이 그 일을 했다. 정의가 뒤집힌 일들이 너무 많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과거에만 매달리기에는 미래가 너무 엄중하다. 빨리 끝내야 한다. 전문가에게 맡겼으면 대통령만이라도 민생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셋째, 정권을 교체한 건 ‘빠 정치’가 싫어서다. ‘다름’을 용납하지 않고, 공격하는 정치다. 정권이 바뀌어도 같은 일을 반복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 집 앞에서 욕설로 소음 테러하고 있다. 더구나 “대통령 집무실 시위도 허용되는 판”이라고 부추기는 건 대통령이 할 말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을 선과 악으로 갈랐다. 상대편에 친일파, 토착 왜구란 딱지를 붙였다. 국제 정세도 현실이 아니라 식민지 지식인의 눈으로 가공의 세계를 그렸다. 이런 흑백논리가 반복되면 곤란하다. 토착 왜구의 대척점에 빨갱이, 간첩이 있다. 정책도 문 정부는 종전선언, 평화협정, 탈원전 등을 절대 선으로 놓고 비타협적으로 밀어붙였다. 반작용으로 반대 방향으로만 돌격하는 것 역시 위험하다.

넷째, 대통령은 많이 들어야 한다. 대통령 말이 너무 길다고 한다. 회의하면 대통령 혼자 말하고, 끝나는 일도 있다고 한다. 혼자 다 아는 지도자는 위험하다. 들어야 많은 사람의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다섯째, 가족과 측근 프레임을 빨리 벗어야 한다. 전임 대통령들도 모두 가족 리스크가 있었다.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후보 시절부터 많은 구설을 겪었다. 공격적인 음해가 지금도 계속된다. 인사 때마다 김 여사 이름이 입길에 오르내린다. 절제되고 투명한 활동이 필요하다. 공식조직의 지원을 받는 게 도움이 된다.

‘윤핵관’ 프레임도 빨리 벗어야 한다. 몇 사람이 대통령과의 사적 인연을 즐기는 동안 대부분 사람은 멀어진다. 공조직의 힘이 빠진다. 점을 쳐서 맞힐 확률은 반반이다. 하지만 결과는 0% 아니면 100%다. 우연히 맞힌 그 절반 때문에 미신에 빠진다. 윤 대통령의 기적적인 승리를 예측한 사람도 많다. 자랑할 일도 아니다. 국정에는 입을 못 대게 해야 한다. 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다는 의혹만으로도 민심이 흔들린다. ‘○○법사’, ‘○○사랑’ 같은 비선과 팬클럽을 차단했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 섭섭해도 단호해야 흔들리는 민심을 수습할 수 있다. /본사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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