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관 학생 2명 연기 흡입<br/>대응 1단계… 3시간여만에 진화<br/>최근 10년 새 4건의 화재 발생<br/>국가지원사업 실험·연구 많아<br/>시설물 점검 등 대책마련 시급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에서 최근 10년 사이에 4건의 크고 작은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대학의 안전관리 소홀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대규모 국가지원사업이 시행되고 있는 포스텍의 특성상 단 한 번의 화재가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시설물 점검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8일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17분쯤 포항시 남구 지곡동 포스텍 내 지하 1층 지상 4층 건물인 생명과학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오후 1시 40분쯤 소방서 인력 및 장비가 모두 출동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뒤 장비 32대와 인력 76명을 동원해 오후 3시 22분에 초기 진화를 완료했다. 이 불로 연기를 흡입한 학생 2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화재 발생 직후 건물 안에 있던 학생과 학교 관계자들이 긴급 대피하면서 한바탕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소방당국은 건물 내부에 탈 수 있는 물질이 많고, 연기도 다량으로 발생해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2층 실외기에서 불이 최초 발생한 것으로 보고, 피해 규모와 정확한 화재의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포스텍 관계자는 “실험실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다행히 시험기간이어서 대학 내에 사람이 별로 없었다”며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재산 피해는 추후 조사를 진행해 봐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포스텍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15년 1월 16일 화학관 1층 나노재료화학연구실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추정되는 불이나, 연구실 내부와 집기 등을 태워 소방서 추산 100여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낸 뒤 20여분만에 꺼졌다.
불과 이보다 한 달 앞선 지난 2014년 12월에도 5공학관 2층 연구실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4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지난 2012년 10월 11일에는 화공실험동 기계공학과 1층 연구실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새벽 시간에 화재가 발생해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화재로 수년 동안 축적된 연구자료 등이 모두 소실됐다. 당시 현장에 허가 없이 위험물을 보관한 담당교수와 대학은 약식기소 됐다.
일각에서는 포스텍이 화재 예방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수칙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시라·김주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