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안동호 인공 모래섬에 안착<br/>28개 둥지 새끼 총 81마리 낳아<br/>번식활동 지원, 종 보존에 기여
안동시가 조성한 안동호(安東湖) 인공 모래섬이 쇠제비갈매기<사진>들의 안정적인 서식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안동호에는 짝짓기, 둥지 틀기, 포란(抱卵) 등을 거쳐 올해 태어나 성체가 된 쇠제비갈매기가 호수 주변에서 날며 어미새와 함께 사냥 연습 등 적응훈련을 하고 있는 것.
8일 안동시에 따르면 생태관찰용 CCTV(영상기록장치)로 확인한 결과, 올해 처음으로 쇠제비갈매기 무리가 안동호를 방문한 시기는 지난 3월 30일로 현재 부모 새와 부화를 마치고 성장한 새끼 등 최대 180여 마리가 관찰되고 있다. 28개 둥지에서 2~3일 간격으로 태어난 새끼는 총 81마리로, 현재 2개의 인공 모래섬 전체가 병아리사육장처럼 시끌벅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관찰결과 올해는 쇠제비갈매기에게 가장 위협적인 천적 수리부엉이(천연기념물 제324호·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가 출현하지 않아 산란 후 새끼가 성장하기까지 전 과정이 안정적이었다. 또한, 안동시가 수리부엉이 습격의 대피용으로 설치한 파이프(지름 15㎝·가로 80㎝) 50개가 폭우나 폭염 대피용으로 사용돼 새끼들의 성장에 도움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호주에서 1만㎞를 날아와 4월에서 7월 사이 한국과 일본, 동남아 등 주로 바닷가 모래밭에서 서식하는 쇠제비갈매기는 2013년부터 내륙 안동호 내 쌍둥이 모래섬에서 알을 낳고 새끼를 길렀다. 여름 철새인 쇠제비갈매기는 태어난 곳에 다시 돌아오는 회귀성 조류이다.
하지만 4년 전부터 안동호의 수위상승으로 기존 서식지인 쌍둥이 모래섬(산봉우리)이 사라지자 안동시는 2020년 3월 말 전국 최초로 안동호 내 1천㎡ 면적의 영구적인 인공 모래섬을 조성해 쇠제비갈매기들의 지속적인 종(種) 보존을 도왔다. 또한, 지난해 11월 환경부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으로 2차 인공섬(800㎡)도 조성했다. 이곳에도 올해 쇠제비갈매기가 둥지를 틀어 순조로운 번식이 이뤄진 것으로 관찰됐다. 이처럼 안동시의 노력이 더해지자 안동호 쇠제비갈매기 개체 수는 더 늘어났고, 새들이 서식하고 있는 현지를 방문하는 관광객들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안동시는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쇠제비갈매기 서식지 인근을 방문한 관광객이 2천5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남상호 환경관리과장은 “안동시는 안동호의 명물이 된 쇠제비갈매기의 서식지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앞으로 개체 수가 더 늘어나면 생태탐방 인프라 구축 등 생태관광 자원화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쇠제비갈매기의 첫 방문 시기에 따른 기후변화의 추이도 관찰되고 있다. 쇠제비갈매기들의 올해 방문은 3월 30일로 이는 지난해 4월 2일, 2020년 4월 6일, 2019년 4월 8일 보다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새끼의 성장 속도도 빨라져 날 수 있는 개체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늘어났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조류학자들은 기후변화를 가장 큰 이유로 추정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