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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유 가격, 14년 만에 휘발유 추월

박동혁기자
등록일 2022-05-11 20:31 게재일 2022-05-1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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ℓ당 1천946.65원, 휘발유보다 0.77원↑… 2008년 이후 최고가<br/>러시아 침공에 국제시장 수급차질·정부 유류세 인하 겹쳐
국내 경유 가격이 14년 만에 휘발유를 넘어섰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ℓ당 1천946.65원으로 휘발유 판매가격 1천945.88원보다 0.77원 더 높았다.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2.09원 올랐지만, 경유는 하루 만에 5.19원 오르면서 가격이 역전됐다.

국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선 것은 2008년 6월 이후 약 14년 만이다. 국제 시장에서의 수급 차질, 정부의 유류세 인하가 겹친 결과다.

특히 우크라이나-러시아 사태로 촉발된 석유제품 수급난 영향이 컸다. 유럽은 전체 경유 수입의 60%가량을 러시아에 의존할 만큼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데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산 석유제품에 대한 제재가 이어지면서 경유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국제 석유 시장에서는 휘발유보다 경유 가격 오름세가 더 가팔랐다.

최근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도 경유 가격 역전을 이끈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정부는 이달부터 유류세를 30% 정률로 인하하면서 휘발유에 붙는 세금은 약 247원, 경유에 붙는 세금은 약 174원 줄었다.

휘발유에 대한 유류세 인하액이 경유보다 약 73원 더 큰 것이다.

경유는 대형 화물차나 택배차 등 물류산업에서 주로 이용한다. 경유 가격 급등은 화물차 운전자 등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으며 이 같은 사태가 장기화되면 결국 택배비 등이 올라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대중교통·물류 업계의 부담 경감을 위해 영업용 화물차, 버스, 연안 화물선 등에 대해 경유 유가연동 보조금을 이달부터 3개월간 한시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 경유 가격 상승과 유류세 인하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경유와 휘발유의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 경유 수급 상황에 변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 당분간 이 같은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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