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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은 외국어 간판이 어렵다

민향심 시민기자
등록일 2022-04-17 19:24 게재일 2022-04-1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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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간판 앞에서 난감해하는 어르신들.
외국어 간판 앞에서 난감해하는 어르신들.

지금 한국은 선진국에 들어갈 정도로 성장한 나라가 됐다. 외국과의 교류도 활발해지면서 다양한 문화를 접해보는 기회도 생겼다.

하지만 그에 따른 어려움도 있다. 특히 노년층이 그렇다. 최근 한국어보다는 외래어, 외국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심지어 한국 가게임에도 외국어 간판만 붙어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느 날 버스를 타고 일을 보러 가는 도중 경험한 안타까운 사연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버스가 경산 성암산 월드컵대로를 지나는 중 신호에 걸렸는데, 그 사이 두 어르신이 나누는 대화를 들었다.


“맨 인 더 치킨 저건 뭔고? 커피집인가.”


“응? 치킨을 커피집에서도 파는가?”


“글쎄? 나도 처음 보네.”


“아, 잠시만요 형님 치킨이 아니고 키친이네.”


“아이고 키친은 뭔고.”


“부엌 아닌가요? 참 나 원.”


“아하 그럼, 맨은 남자니까 부엌의 남자네.”


대화를 들으며 소리 없이 웃었다. ‘남자의 부엌’을 영어로 써놓았으니 해석이 어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필자 또한 나이를 먹으니 남의 일 같지 않았다.


급변하는 시대를 맞아 50대 이상의 중장년과 노년층은 아이들 말로 ‘꼰대’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아니면, 시대에 적응할 것인가? 현실은 예상 외로 심각하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너무나 많은 외래어와 외국어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말로 대체할 수도 있는 것들까지.


‘아파트’나 ‘컴퓨터’처럼 한국어로 대체하기 어려운 것들은 할 수 없지만 바꿔서 충분히 쓸 수 있는 외래어나 외국어는 우리말로 쓰는 것이 좋지 않을까?


외국 문화를 기피하자는 말은 아니다. 글로벌시대엔 더불어 살아가야 하니까. 하지만 언어라는 우리 고유의 특성까지 무너뜨리는 건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할 문제가 아닐까?


/민향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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