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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속에서도 봄은 오고 있다

등록일 2022-04-03 18:30 게재일 2022-04-0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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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울진문화원장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는 모든 사람들의 얼굴에서 웃음을 앗아갔다. 연일 수십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다 보니 위기감도 둔화되었고 오히려 감염되지 않은 사람이 희귀할 정도다. 더구나 울진은 3월 4일부터 발생한 산불이 코로나와 겹쳐 엄청난 피해와 함께 모든 군민들이 경황이 없다.

그렇다고 계속 한숨만 짓고 있을 수는 없다. 다시 용기를 내어 조속히 복구하고 농사일도 시작 해야한다. 울진 사람들은 어려울수록 강해지며 위기를 호기로 삼는 저력이 있다. 다 같이 힘을 합쳐 이 고난을 극복해야 한다.

사실 울진은 최근 들어 발전할 소재들이 많김으로써 상당한 지각변동을 이루고 있다.

우선 36번 국도의 개통으로 영주, 풍기 등 내륙지방 관광객들의 왕래가 엄청나게 불었다. 왕피천 공원에서 망양정 까지의 케이블 카는 짧은 거리이지만 의외로 인기가 높아 평일에도 많은 인파가 몰려온다. 또한 후포 등기산 스카이 워크는 동해안의 명소가 되어 주말이면 대게를 찾는 관광객과 함께 어깨가 닿을 만큼 많은 인파로 북적인다. 요즘은 죽변항에도 새로운 시설이 개통되면서 죽변항을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작년에 개통된 죽변 스카이 레일은 주말이면 주차할 공간이 없을 정도다. 매표하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과 매표후 승차까지 두 서너 시간을 기다려야 겨우 스카이 레일 차량에 오를 수 있다. 참으로 울진은 최근 몇해동안 많은 볼거리, 즐길거리가 생겼다.

이번 3월9일 대통령 선거이후 그간 중단되었던 신 울진 원자력 3,4호기가 다시 재개될 전망이다. 여러 언론에서 연일 발전소 건설 재개의 청신호들을 쏟아내고 있어 그동안 침체되었던 울진의 건설 경기나 경제 사정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비록 유례없는 산불의 발생으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실의에 빠져 있지만 주변 여건들을 보면 분명히 희망의 봄은 오고 있다.

이제 두어달 후면 6월 지방 선거가 있다. 광역, 기초 자치단체의 장과 의원 지망자들이 저마다 장밋빛 공약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지금도 많은 후보 지망자들이 유권자들을 찾아 얼굴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군민의 복지향상과 울진의 미래를 책임질 앞으로의 일꾼은 과연 어떤 사람들어야 하는가?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 볼 것이다. 필자도 군민의 지도자 중 한사람으로써 많은 생각을 하면서 출마 희망자들에게 어줍잖은 주문을 하고 싶다.

중국 남송때 허당 (虛堂) 지우(智愚)가 쓴 법어(法語)에 「逐鹿者不見山(축록자 불견산)」이라는 말이 있다. ‘사슴을 쫒는 자는 산을 보지 않는다’는 말로 명예나 이욕에 미혹된 사람은 주변을 잘 돌아보지 않는다‘ 라는 말인데 실지 좋지 않는 쪽으로 많이 인용된다.

지역의 지도자가 되기 위해 출마하는 분들은 모두 저마다 포부가 있겠지만 위의 고사와 같이 군민을 위해 어떤 일들을 해 나가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한다. 막연하게 확실한 계획도 없이 명예를 탐하거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선거철 마다 생각하는 것이지만 필자는 울진의 미래 지도자상을 이렇게 그려본다.

청렴이나, 친절이나 이런 것은 기본이고 무엇보다 선진화된 열린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본다.

또한 서두의 언급처럼 울진은 발전요소들을 고루 갖추고 있다. 여기다 신 울진 원자력 3.4호기 공사가 재개되고, 곧 동해 중부선 철도까지 개통되면 울진은 완전히 전국에서 이름난 고장으로 탈바꿈 되리라 예상된다.

이러한 호재를 최대한 살려 영구히 울진군민이 잘살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리는 인재가 필요하다.

사족 같지만 개인적 의견을 한가지 덧붙인다면 울진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원자력 발전소가 있어, 타 지역에 없는 재원을 갖고 있다. 지난 40년동안 원자력에서 지원된 군민 협력기금은 천문학적 금액이지만 군민의 피부에 닿는 지원이었느냐 하는 데는 의문이다.

원자력에서 지원되는 돈은 군민의 목숨을 담보로 한 돈이다. 즉 돈의 주인은 군민이다. 법령에 문제가 있다면 법을 고쳐서라도 앞으로는 지방 자치단체장이 돈을 쓸 수 있도록 해야하며 단체장은 이 재원을 활용하여 군민이 영구히 잘살 수 있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

어쨋던 울진은 이번 유례없는 산불로 많은 것을 잃었지만 분명 봄은 오고 있다. 위기를 호기로 삼고 다시 한번 힘차게 도약하는 군민이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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