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1992년 이후 해마다 GRDP 전국 꼴찌를 이어왔으니 새삼스런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전국 꼴찌 탈출을 열망한 대구시민한테는 민망하고 부끄러운 결과다.
대구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대구 지역내총생산은 54조3억7천700만원으로 전국 11위다. 특히 1인당 지역내총생산은 2천300만원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꼴찌였고, 1인당 지역총소득도 2천700만원으로 전국 꼴찌다. 1인당 개인소득은 2천만원으로 전국 11위다.
1인당 GRDP는 각 시도별로 생산된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시장가격으로 평가한 것이다. 지역별 경제구조나 규모를 파악하는데 활용되는 수치며 지역별 1인당 국민소득이라고도 부른다. 그 지역이 잘사는 곳인지 못사는 곳인지를 비교 파악할 수 있는 자료다.
대구시의 1인당 GRDP는 전국 평균(3천739만원)의 64% 수준이다. 울산시(6천20만원)의 3분의 1 수준이고, 충남(5천172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대구의 소득이 전국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저임 도시란 뜻이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대구시가 그동안 주력으로 추진한 에너지, 물, 로봇 등 신산업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약진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대구경제는 여전히 정체 상태며 젊은층 중심으로 대구를 떠나는 사람이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대구를 떠난 인구만 2만4천명이다.
대구는 경제통계가 발표될 때마다 전국 꼴찌의 불명예 감수해야만 했다. 대구시민의 자존심도 덩달아 크게 상할 수밖에 없었다. 대구시장 등 많은 정치인들이 대구경제 회생을 외쳤건만 28년동안 GRDP 꼴찌를 한번도 벗어난 적이 없다.
역대 어느 때보다 많은 시장 후보들이 지방선거에 나서고 있다. 후보가 내건 경제회생 구호가 더이상 허망하지 않길 바란다. 대구의 GRDP 전국 꼴찌 탈출은 이제 대구의 지상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