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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향기 싣고 광주 간 경산 미나리

민향심 시민기자
등록일 2022-03-20 18:48 게재일 2022-03-2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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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고을 광주로 보낼 미나리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윤사랑봉사단’ 회원들.

미나리는 경산의 봄을 알리는 전령사다. 미나리는 피를 맑게 해주는 건강식품으로 예로부터 임금께 진상된 기록이 있을 만큼 귀한 식품.

한재 미나리에 이어 경산 용성면과 남천면 두 곳에서 생산되고 있는 경산 미나리는 어느새 특산품으로 전국적으로 알려져 농가의 소득원으로도 자리매김했다.


이렇게 귀한 경산 미나리가 지리산을 넘어 전남 광주로 가기까지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그 사연을 소개하고자 한다.


경산에 거주하는 와상 장애인(21세 하경민)의 어머니(김소점 회장)는 타인의 도움 없이는 움직이지 못해 엉덩이가 짓무르는 등 고생하는 아들의 상황을 SNS를 통해 알렸다.


도움을 요청하는 사연을 접한 엄미현(광주 광산구청 노인장애인과) 과장은 이들의 딱한 사연을 알게됐고, 와상 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거즈를 많은 양 구매해 김소점 씨에게 보냈다.


지역을 넘나든 귀한 사랑의 실천에 대한 화답으로 지역 봉사단체 행복나누기가족봉사단은 경산의 특산품 미나리를 보냈다. 이런 미담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올해는 그 뜻을 기리기 위해 윤사랑봉사단(중방성당 신자모임)에서 ‘서로 사랑실천 릴레이’를 이어받았다.


웃음 띤 얼굴로 광주로 보낼 미나리를 회원들과 함께 포장하던 윤경식 회장은 “동서를 넘나드는 아름다운 사랑의 나눔에 우리 봉사단이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앞으로도 이런 민간 활동이 이어져 지역의 갈등과 벽을 허물고 상생과 화합의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기여하고 싶다. 내년에도 교류가 이어지기를 바라고,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면 빛고을 광주로의 방문도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나리를 받은 엄미현 광주 광산구청 노인장애인과장은 “경산의 미나리는 봄꽃 향기보다 더한 우애와 사랑이다. 누구나 삶에는 굴곡이 있지만, 사랑은 이런 고통을 이기는 힘이 되어줄 것”이라는 뜻을 표했다.


“푸르고 단단한 경산 미나리 먹고 광주시민들도 힘을 내겠다”는 인사말도 잊지 않았다.


아름다움을 간직한 것은 모두 꽃이다. 강인한 생명력으로 주변의 오염된 하천을 정화시키는 정화식물로 알려진 미나리. 붉은 대궁에서 뿜어내는 향이 일품인 경산 맥반석 미나리꽃이 지리산 산수유꽃과 만나 지역주의의 편견을 허물고 있다. 사랑과 우애의 꽃으로 활짝 피어나는 2022년. 동서 화합의 봄이 성큼 다가왔다.

/민향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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