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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종량제봉투’ 왜 비싸나

김민지기자
등록일 2022-03-15 20:51 게재일 2022-03-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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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20ℓ 종량제 장당 900원<br/>대구 560원·구미 600원 비해<br/>도내 평균 2.5배로 가장 비싸<br/>시, SRF 운영 인해 가격 차<br/>환경보존·주민부담 최소화<br/>쓰레기 처리비용 조정 필요
포항지역의 한 주택가에 20ℓ 종량제 봉투가 배출돼 있다. /김민지기자
포항지역의 한 주택가에 20ℓ 종량제 봉투가 배출돼 있다. /김민지기자

“같은 쓰레기를 버리는데 왜 다른지역보다 봉투값이 비싼가요?”

포항지역의 종량제 봉투가 경북도내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확인돼 가계에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15일 포항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포항지역의 20ℓ 종량제 봉투가격은 1장당 900원으로 경북도내 23개 시·군 평균가격인 364원 대비 2.5배 가량 비싸다.

포항시에 이어 2번째로 비싼 지역인 구미시와 김천시가 600원이며 가장 저렴한 영양군이 200원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비싼 것이다.

광역지자체인 대구시의 경우도 560원으로 포항시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타 지자체에 비해 비싼 종량제 봉투값은 고스란히 시민들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종량제 봉투는 일시적으로 1장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 전기세, 수도요금, 통신비처럼 매월 일정수준의 비용부담이 발생하는 고정비에 가깝기 때문에 100∼200원 가격차는 시민들로 하여금 수천, 수만원의 차이를 체감토록 하는 것이다.

시민 이정희(75·여·포항시 북구 죽도동)씨는 “쓰레기 봉투값이 다른지역보다 비싼 것은 알고 있었지만 도내에서 가장 비싼 줄은 몰랐다”며 “포항에 40년 넘게 살았는데 다른지역에 살았으면 봉투값으로 수백만원은 아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군별 종량제 봉투 가격이 천차만별인 데에는 정부가 쓰레기 처리 수수료를 지자체의 고유 권한으로 부여하는 것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월 개정된 ‘환경부 쓰레기 수수료 종량제 시행지침’에 따르면 주민부담률은 지자체의 종량제 봉투 판매수입과 수집·운반·처리비용을 고려해 징수된다.

이 가운데서도 포항시의 종량제 봉투가격이 비싼 이유는 지역 내에 생활폐기물 에너지화 시설(SRF)이 운영되면서 쓰레기 처리예산이 타지자체에 비해 많이 투입되고 있는 것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도내에서 2번째로 인구가 많은 구미시와 비교해보면 두 지역의 20ℓ 종량제 봉투가격은 포항 900원, 구미 600원이지만 쓰레기 처리 주민부담률은 포항 31%, 구미 37%로 오히려 구미가 높은 편이다.

구미시의 종량제 봉투 판매수익이 포항시에 비해 적지만 연간 쓰레기 처리예산이 더 적게 소요되기 때문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구미시는 소각장·매립지 등 쓰레기 처리장 5곳 이상을 운영 중이지만 포항지역은 SRF 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가격차의 큰 원인으로 유추된다”며 “지자체들은 환경 보존과 주민 부담 최소화라는 두 가지 과제의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지역의 쓰레기 처리비용은 359억원인데 종량제 봉투수익은 119억원이라 주민부담률은 31%로 올해 환경부 방침인 38%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환경부 지침 사항으로 2027년까지 주민부담률을 50% 이상으로 조정해야 하는데 수십 년간 이를 따르지 않는 타지자체들로 인해 포항시 종량제 봉투값이 유독 비싸게 비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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