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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인근에 민가… 마지막 순간까지 민가 피하려 애쓴 흔적

김보규 기자
등록일 2025-05-29 17:54 게재일 2025-05-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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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서 해군 초계기 추락 
포항경주공항 주변 선회하다 갑자기 큰 굉음 함께 불기둥 치솟아
남구 동해면 한 농가 주변 공터에 떨어져… 민간 인명피해는 없어 
화염 꺼진 현장 처참… 일부 시신 훼손 심해 신원 파악조차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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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사고대책본부 반장 조영상 준장이 29일 P-3CK 추락사고가 발생한 뒤 현장에서 현장브리핑을 하고 있다./김보규 기자

해군 초계기가 한순간에 추락한 것은 이륙한 지 불과 7분 만이었다.

29일 오후 1시 50분쯤 포항경주공항 주변을 선회하던 해군 P-3CK 초계기가 포항시 남구 동해면 신정리 한 농가 주변 공터에 떨어졌다. 초계기의 이륙 시각은 오후 1시43분이었고, 이륙한 지 7분 만에 추락한 것이다.

초계기는 제주에서 훈련을 위해 포항해군항공사령부로 왔다. 동해면 주민 등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고 직전 초계기는 이륙 후 공항 주변을 선회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초계기가 비행훈련을 할 경우 이륙과 착륙을 반복한다. 지역주민들은 “수시로 해군 초계기가 공항 활주로를 이륙해 하늘로 날아올랐다가 주변 상공을 선회한 뒤 다시 활주로 방향으로 내려온다”고 입을 모았다.

추락 당시 주변 일대에는 큰 굉음이 울렸고, 곧이어 불기둥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목격자들이 많아 이와 비슷한 내용의 신고가 관계당국에 이어졌다. 

한 시내버스 운전기사는 경북매일신문에 전화를 걸어 “동해면 야산에 큰 물체가 떨어졌는데, 아무래도 항공기가 추락한 것 같다”고 제보했다. 또다른 주민 김모씨(55)는 “어떻게 비행기가 저렇게 갑자기 땅으로 떨어졌는지 의아하다”고 했다.

제보 영상 등에 따르면 추락한 초계기는 마지막 순간까지 민가와의 충돌을 피하려고 애쓴 흔적도 보여 보는이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다행히 이번 추락사고로 지금까지 확인된 민간 인명피해는 없다. 

화염이 꺼진 뒤 현장은 처참했다. 사고 발생 직후 출동한 소방관들이 연신 물을 뿌렸지만, 연기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불길이 지나간 자리에서 조각난 초계기는 형체 조차 알아볼 수 없었다.

불길을 겨우 잡은 뒤 소방당국이 탑승자 구조와 시신 수색을 위해 투입됐지만, 장시간 정확한 사망자 확인 조차 하기 어려운 정도였다. 한 소방 관계자는 “사망자들은 화염에 검게 그을렸고, 일부는 시신은 매우 훼손된 상태여서 신원파악을 파악하는 것도 어려울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초계기에는 조종사 2명과 부사관 등 모두 4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주요 군용기 추락 사고 일지>

 

△2010.3.2 = 강원 평창군 황병산 인근에서 임무 수행 중이던 F-5E, F-5F 전투기 2대 추락. 조종사 3명 순직△2010.6.18 = 강원 강릉시 동해상에서 공군 F-5F(제공호) 전투기 1대 추락, 조종사 2명 순직

△2011.12.5 = 경북 예천군 제16전투비행단 인근에서 공군 T-59 훈련기 1대 추락, 조종사 2명 순직

△2012.11.15 = 강원 횡성군 야산에서 공군 블랙이글 T-50B 1대 추락, 조종사 1명 순직

△2013.8.28 = 광주 제1전투비행단 활주로 동쪽 1.6㎞ 지점 공터에서 T-50 1대 추락. 조종사 2명 순직△2018.4.5 = 경북 칠곡서 공군 제11전투비행단 F-15K 1대 추락. 조종사 2명 순직

△2022.1.11 = 경기 화성시 정남면의 야산에 F-5E 전투기 1대가 추락해 조종사 심모 대위 순직

△2022.4.1 = 경남 사천시 제3훈련비행단에서 KT-1 훈련기 2대 비행훈련 중 공중 충돌 뒤 추락. 학생조종사 등 4명 순직

△2025.5.29 = 포항서 해군 P-3CK 해상초계기 추락, 조종사 등 4명 사망

/김보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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