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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상 드러난 K-방역, 일대 전환해야”

박동혁·피현진·김재욱기자
등록일 2022-02-24 20:08 게재일 2022-02-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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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하루 확진자 수, 유럽·미국 제치고 세계 최다 발생 오명<br/>지역 각계 “소상공인 살리고 중증 위주 대처” 등 목소리 높여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한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전세계 1위까지 치솟아 방역체계의 일대 전환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가 지난 22일 기준으로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100만명당 확진자수는 3천342명으로 2천640명을 기록한 독일을 제치고 인구 1천만명이 넘는 나라 중에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일일 확진자수에서는 한국이 17만1천448명으로 독일 22만1천478명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나타났다. 러시아(13만여명), 브라질(10만여명), 미국(9만여명), 프랑스(9만여명), 터키(8만여명), 일본(6만여명), 이탈리아(6만여명) 등이 뒤를 이었다.


문제는 미국, 영국 등 다른나라들이 확진자수에서 정점을 찍고 하향하는 추세에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현재 진행형’인 상황이라는 점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4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는 17만16명으로 누적 249만9천188명을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 수는 이틀 연속 17만명대를 기록했다. 이는 일주일 전인 지난 17일 9만3천명의 1.8배, 2주 전인 10일 5만4천명의 3.1배에 달하는 숫자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감염 재생산지수가 1.67일 경우 일일 확진자수가 1주일 뒤 21만3천명, 2주 뒤 33만4천명에 달할 수 있다는 예측치를 내놨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위중증 환자도 빠르게 늘어 이틀 연속 500명대를 넘어서고 있다. 위중증 환자수는 2월 중순 200명대에서 19일 400명, 23·24일 500명대까지 증가했다. 24일 0시 기준 재택치료자는 58만7천명으로 전날보다 6만6천명 늘었고 사망자는 82명으로 집계됐다.


확진자 세계 1위라는 K-방역의 허상이 드러나자 정치·사회·경제 등 각 분야에서 정부 방역정책의 기조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에서 금융업에 종사하는 강모(40)씨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정점을 찍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방역지침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마스크쓰기 및 확진자 격리조치를 해제하고, 중증환자의 치료에 전념할 수 있는 새로운 방역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의 공무원 윤모(37)씨는 “왜 모든 방역 체계 기준의 시점이 대선시기와 겹쳐지는 지 이해할 수 없다”며 “정부가 진정 국민을 생각한다면 현재 국민들의 상황에 맞는 방역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의 자영업자 홍모(43)씨는 “방역체계를 감기와 같은 정도로 인식하고, 모든 병원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된 사람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체계를 만들어야 응급환자도 살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50·여)씨는 “이미 주위에 코로나19에 확진된 가족들이 많지만 중증을 보이는 지인들은 없었다”며 “코로나19를 감기 정도로 인식하고 위드 코로나를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안동지역 특산물 식당을 운영하는 박은주(52·여)씨는 “이제는 큰 의미가 없어진 영업시간 단축 등의 제한은 풀어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소상공인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포항시의원 백강훈씨는 “현 상황에까지 이르게 한 국가 방역체계에 대해 논평할 가치도 못 느낀다”며 “다소 조심스럽지만 이제는 정부와 지자체가 방역을 풀어가는 방향으로 방역체계를 재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 죽도시장과메기건어물협회 사무국장 박호동씨는 “코로나19 이후 시장 매출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상인들은 거의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 있다”며 “정부는 실효성없는 방역지원금 지원으로 상인들을 입막음하려 하지말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줘야 한다”고 전했다.


포항지역의 한 대학 교수는 “최근에 교육부가 일선 학교에 자율성을 부여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는데 코로나19와 관련한 책임을 학교에 전가하는 느낌이 든다”며 정부의 솔직하고 당당한 자세를 주문했다.


포항지역 한 초등학교 교사는 “교육부가 명확하게 방향성을 제시해주면 학교 현장의 혼란이 덜할 것 같은데 현재는 ‘할 수 있다’는 입발림으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답답하다”고 꼬집었다.


포항시 북구 용흥동의 김영자(80)씨는 “코로나19 자가검사 시행 이후 감염자가 폭증한 것으로 여겨진다”며 “노인들은 본인이 감염된 지 모르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중증화 가능성이 큰 70세 이상 노인들의 이환을 막기 위한 방역대책이 세워져야 국민 불안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동혁·피현진·김재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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