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만 한 켠의 이색적인 조형물이 최근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해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포항 환호공원 등성이에 구름처럼 걸터앉은 이른바 ‘Space Walk’가 개장한지 8주만에 총 관람객이 15만명에 이르고 있으니, 과연 ‘핫플’이 아닐 수 없을 정도다. 코로나19가 집요하게 일상의 발목을 잡아도 곡선형 루프 조형물을 따라 올라 영일만을 조망하다 보면 어느새 탁 트인 가슴 결로 갑갑함과 침울함이 싹 가시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스페이스 워크는 새로운 매력과 끌림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환호해맞이공원은 한낱 야산에 불과하던 환호동의 바닷가 일대를 포스코의 지역협력사업으로 200억원을 기부받아 포항시가 2001년 8월에 준공하여 시민의 건강과 휴양, 정서생활 향상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활용돼 왔다. 거기에 2019년 4월 포스코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포항시와 ‘환호공원 명소화’ 업무협약으로 세계적인 철강도시 포항에 걸맞는 랜드마크 스페이스 워크를 포스코에서 설치, 포항시에 기증해 오픈한지 오늘로 꼭 두 달이 된 것이다.
스페이스 워크는 제막하면서부터 세간에 회자돼 크게 주목을 받았다. 입소문을 타거나 언론, 방송에 앞다투어 보도되고, SNS 등에 일제히 소개되면서 일약 국민적인 이목과 호기심을 부추겼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새로운 체험형 조형물로, 333미터 길이의 계단통로를 걷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공간예술 속으로 빠져들고 마치 구름 위나 우주를 유영하는 것 같은 환상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작품 위에서 360도로 펼쳐지는 새로운 풍경을 접할 수 있고, 무한한 루프(고리)가 보여주는 느림과 여유의 미학을 배우며 사람과 기술, 예술로 이어지는 상상의 발걸음 속에 신기한 듯 놀라운 희열과 짜릿함을 느끼게 된다.
연오랑세오녀를 연상하며 해와 달을 상징하는 공중의 두 개의 큰 원과 공간, 시간, 사람을 이어주며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속도와 균형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서 관객의 체험을 통해 완성되는 작품인 스페이스 워크는, 포항시와 포스코가 하나되어 새로운 100년을 함께 할 지속가능한 발전과 상생의 미래를 상징하는 빛과 철의 하모니라 할 수 있다.
포항시가 올해 시무식을 바다 건너 포스코가 보이는 스페이스 워크에서 개최한 것도 해양관광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공동체 의식의 확고한 표명이 아닐까 싶다.
전국 각지에서 스페이스 워크를 걸어 보려는 사람들로 환호공원엔 연일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거기에 왕래부절의 관람객들을 안내하고 체온 체크, 출입 개폐기 관리, 주변 환경정화 등을 자발적으로 역할 분담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핫플만큼 뜨겁기만 하다. 개장 이후 한번도 빠짐없이 매주말과 휴일을 반납하고 Space Walk 운영 도우미에 나선 포스코 봉사단과 영일만 서포터즈 등의 적극적인 참여와 활동이 고무적으로 여겨진다. 타지인이 90% 이상인 방문자들에게 개장 초기의 친절하고 편안한 안내로 스페이스 워크가 전국적인 명소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