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2주가 지나도 그대로… 꾸며도 기괴한 모습에 냉랭<br/>주민 “볼때마다 을씨년… 보기 불편한 조형물에 예산 낭비” 빈축
대구 달서구가 설치한 거대 원시인 조형물에 대한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크리스마스가 지난지 2주 이상 됐지만, 여전히 크리스마스 느낌이 드는 산타모자와 목도리를 이 조형물이 걸치고 있어서다.
지난 9일 오후 달서구 진천동 선사시대로에 있는 거대 원시인 조형물을 지나는 시민들은 표정이 어두웠다.
시민 이모(34·여)씨는 “딸과 함께 조형물을 보러 왔다가 이상한 조형물의 모습을 보고 아이가 겁을 먹었다”며 “빨간색 천에 얼굴이 반 이상 가려져 있다보니 이게 조형물인지 조차 알아보기 힘들고 아이에게도 어떻게 이 조형물을 설명해야 할 지 난감했다”고 전했다.
달서구는 지난 1997년부터 진천·상인·월성동 일대에서 선사시대 유물과 구석기 유물이 발견되자 달서구를 선사유적 랜드마크로 조성하기 위해 관광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원시인 조형물의 경우 달서구 진천동에 위치해 있으며, 지난 2018년 길이 20m, 높이 6m의 규모로 조성된 거대 조형물이다.
하지만 이곳은 이전에도 인근 상인과 주민들이 거대한 작품 규모와 영업 방해를 이유로 반발한 적이 있었고, 현재까지도 흉물 논란이 일고 있다.
인근 주민들도 조형물에 대해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주민 최모(66·여)씨는 “볼 때마다 을씨년스럽다. 달서구에서는 구석기 유물이 발견된 지역 특성을 반영했다고 설명하지만, 일반 사람이 봤을 때 불편하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안그래도 보기 불편한 조형물에 예산을 낭비하며 꾸미려고 하는데 오히려 괴이해지기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달서구 관계자는 “성탄과 연말연시에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며 가족과 함께 조용히 보내고, 일상으로 회복하자는 의미를 담아 연출하게 됐다”며 “설치비용이 소요된 만큼 짧은 기간 동안 설치하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시키고 있으며, 설 전에 다른 모자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