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수성구 대흥·연호동 수성의료지구내 ‘대구롯데쇼핑타운’(롯데몰)이 지난 5월 공사에 들어가 현재 지반정지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14년에 토지분양을 받은 이후 우여곡절 끝에 7년 만에 공사를 시작했다. 그동안 롯데몰 부지는 주상복합단지, 또는 호텔이 건설된다는 등등의 소문이 나면서 롯데측의 진의에 대한 무수한 의혹이 제기돼 왔다. 롯데측은 7만7천49㎡ 에 달하는 이 부지를 3.3㎡당 538만원에 매입했다. 부동산업계는 현재 주변 상업용지가 3.3㎡당 1천500만원 선에 거래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성의료지구는 이름 그대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이 해외 제약사 등 의료관련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헐값에 부지를 분양한 곳이다.
2025년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는 롯데몰은 지난해 6월 지하 1층, 지상 8층, 연면적 25만314㎡규모로 건축허가를 받았다. 대구 신세계백화점(21만4천635㎡)보다 매장 면적이 17% 가까이 큰 수준이다. 백화점, 아울렛, 영화관, 스포츠시설, 외식, 오락 등을 하나의 공간에 집약시킨 대구 최대 쇼핑몰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수성의료지구에 롯데몰이 입점하게 돼 대구경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공식석상에서 밝혀왔다. 정말 대구시장은 롯데몰로 인해 대구경제가 좋아지고 고용이 확대될 것으로 믿고 있는가. 나는 정반대의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롯데몰이 수성의료지구에 둥지를 틀면 반경 2km내에 있는 범어·만촌동과 시지지구의 골목상권은 붕괴될 것이 뻔하다. 전통시장 상인들과 골목상권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워하는 것은 백화점, 할인점 같은 대형 쇼핑몰이다. 평소에 집 주변 가게나 전통시장을 주로 이용해 오던 시민들은 생필품 구입이나 외식에 편리한 대규모 쇼핑몰이 생기면 그곳으로 발길을 돌리게 돼 있다. 골목상권은 공동체 경제의 정맥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그만큼 골목상권에 생계를 걸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다. 롯데몰이 얼마나 많은 지역업체를 입점시키고, 대구시민을 직원으로 고용할지 모르겠지만, 주변 골목상권 붕괴는 많은 서민들을 길바닥에 나앉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롯데측은 지난달 롯데몰 사업 주체를 대구 현지법인(롯데쇼핑타운대구)에서 서울 본사(롯데쇼핑)로 변경했다. 사업주체 변경의 의미는 대구 현지법인이 운영 중인 동대구역 신세계백화점과는 달리, 하루 매출액이 그날 바로 서울본사로 올라가게 된다는 것이다. 롯데몰이 신세계백화점과 비슷한 매출액을 올린다고 가정할 경우, 매년 1조원에 달하는 매출액이 서울로 빠져 나가게 된다.
사업주체 변경 외에도 롯데측의 신뢰성을 의심할 만한 일이 최근에 또 발생했다. 롯데측과 대구시가 맺은 상생협약에는 롯데몰 건설공사 시 지역업체 이용과 인력참여를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지만, 최근 롯데몰은 지반정지 작업을 하기 위한 공사를 외지업체와 20여억원에 계약체결을 했다. 이러한 상황인데도 대구시는 롯데측 입장만 변호하고 있으니 그 이유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