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 한국도로공사와 손잡고<br/>여러 휴게소에 매장 열었지만<br/>신선 농산품 종류 줄어들고<br/>운영시간도 불확실해 외면받아
[경산] 지방자치단체들이 한국도로공사와 협약으로 고속도로 휴게소에 설치한 ‘로컬푸드 행복장터’가 운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잇따라 폐업하고 있다.
로컬푸드 행복장터는 지역의 농산물을 소비자와 직거래를 통해 농민에게는 소득을, 지자체엔 지역특산물을 알리는 홍보 역할을 하고 있다.
경산시는 2010년 2월 경산휴게소(경북고속도로 서울방면)에, 2011년 1월 와촌휴게소(대구포항고속도로 포항방면)에 ‘내고장으뜸농산물판매장’을 설치했다. 내고장으뜸농산물판매장은 2015년 이후 행복장터로 이름을 바꾸었다.
또 2015년 10월 평사휴게소(경부고속도로 부산방면)에 로컬푸드 행복장터를 준공해 (사)한국농업경영인 경산연합회에 운영을 맡겼다. 이들 행복장터 건축에는 1억5천만 원씩의 예산이 투입됐다.
예산은 지자체가 부담했고, 터는 도로공사가 무상으로 제공했다.
평사휴게소 로컬푸드 행복장터는 고속도로 휴게소 전국 제1호 로컬푸드 행복장터로 문을 열었다
경제부총리 등이 참석해 개장을 축하했으나 판매실적이 부진했다. 2019년 재개장한 뒤 2020년 3월 운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았다.
경산휴게소 행복장터도 지난 20일 영업을 마지막으로 폐업했다.
경산휴게소 행복장터는 2015년에 1억5천200여만원의 판매실적을 올렸으나 2018년 2천700여만원으로 매출이 급감했다. 2020년의 판매실적은 2천만원에 불과했다.
행복장터들의 매출 부진은 신선한 지역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제공해 관심을 끌었던 개장 초기와 달리 애초 취지에 맞지 않게 다른 곳에서도 살 수 있는 가공식품 판매에 나서 소비자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선식품의 유통기한이 짧은 단점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저렴한 임대와 무상임대로 꼽힌다.
경산시로부터 운영권을 받은 한국농업경영인 경산시연합회는 입찰공고를 통해 농민들에게 행복장터를 위탁 운영하고 있다. 계약기간은 2년이고,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20만원이다. 판매 부진이 이어지자 2019년부터 월세를 받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위탁받은 농민들의 적극적인 행복장터 운영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행복장터를 개장하지 않는 날이 많아지자 그나마 관심이 있던 소비자마저 등을 돌렸다.
한국농업경영인 경산시연합회 관계자는 “생물은 시간이 지나면 판매할 수 없어 가공식품을 판매하게 되고 수익을 위해 다른 지역의 가공식품도 가져다 판매한 것으로 안다”며 “연합회가 로컬푸드 행복장터의 운영을 직영하거나 활성화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마련 중이다”고 밝혔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