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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세대를 위해 대선후보가 할 일

등록일 2021-11-14 18:13 게재일 2021-11-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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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충택 논설위원
심충택 논설위원

어떤 선거든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지역이나 사람은 특별한 대접을 받는다. 지난해 총선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국책사업으로 성사시킨 PK(부산·경남) 지역이 대표적이다. 내년 대선에서는 아직 대부분 부동층으로 남아 있는 2030세대가 선거 결과를 좌우할 캐스팅보트로 부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민주화를 거치면서 진보성향이 강한 40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보수성향이 강한 60대이상 고령층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특정 이념에 정착하지 않는 20대와 30대 표심은 두 후보가 모두 놓치고 있다.

전체 유권자 중에서 약 3분의1을 차지하는 이들 청년세대는 이념과 지역에 크게 얽매이지 않고 선거 당시의 정치 상황과 이슈에 따라 투표하는 ‘스윙보터’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자기 이익 중심으로 정치 현안을 판단하기 때문에 정권에 의한 피해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 대한 충성도가 낮다. 실제 사회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 당장 현실에 필요한 변화를 제시하는 것에 관심도가 높다.

청년세대의 이러한 성향을 인식하고 여야후보들은 최근 이들이 관심을 보이는 부동산과 일자리 공약을 집중적으로 내놓고 있다. 민주당은 선대위에 후보 직속 기구인 ‘청년 플랫폼’을 신설해 당내 청년들을 전면 배치했다. 외부 인사 영입도 준비 중이다. 경선 과정에서 ‘398 후보(20대의 3%, 30대의 9%, 40대의 8% 지지율)’라는 조롱을 들은 윤석열 후보는 첫 공식 일정부터 이준석 대표를 만나 청년세대의 취약한 지지세를 확장할 아이디어를 들었다. 특히 윤 후보는 경선 후 홍준표 의원을 지지했던 청년당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당장 홍 의원의 선거대책위원회 참여는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홍 의원이 젊은 층에 어필했던 장점을 적극 벤치마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여야후보들이 청년세대들을 향해 경쟁하듯이 선심성 공약을 쏟아내는 모습은 걱정스럽다. 대부분 공약이 돈 퍼주기다. 이재명 후보는 청년 기본 대출 1천만원과 연 200만원의 청년 기본 소득을 약속했다. 기본 주택 100만호 중 일부는 청년들에게 우선 배정하겠다고 했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청년들에게 세계 여행비 1천만원을 지원해주면 어떠냐는 말까지 했다. 윤석열 후보도 마찬가지다. “저소득층 청년에게 월 50만원의 청년 도약 보장금을 최장 8개월간 지급하겠다”고 했다. 청년 재산 형성 보조도 언급했다.

홍준표 의원이 청년세대에게 강한 지지를 받은 것은 국회의원 정원축소와 로스쿨 폐지, 대입 수시 폐지 같은 정책공약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준석 대표 취임 이후 국민의힘 신규당원이 급증한 것도 새로운 정치와 정책 등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일회성의 선심경쟁으로는 젊은층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그것은 오히려 이들의 미래에 부담을 지우는 포퓰리즘일 뿐이다. 대선후보들은 청년층의 절절한 고민과 기대를 경청하면서 이들의 삶의 질이 실질적으로 나아질 수 있는 정책공약을 개발하고, 서로 치열하게 공약검증을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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