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미국 하버드 대학의 로젠탈 교수는 상당히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지능측정 검사(IQ)를 실시한 후 결과에 상관없이 무작위로 뽑은 몇 명의 학생들에게 검사결과가 최상이라고 통지하고 선생님이 이들을 칭찬하게 하였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1년 후 이 학생들의 학습효과는 현저히 증가하였고 성적은 물론 IQ도 향상되는 기적과 같은 결과를 가져왔다.
이것이 그 유명한 로젠탈 효과이다. 남이 알아주고 칭찬해 주면 개인의 생산성이 올라간다는 논리이다.
포스텍은 지난 10일 발표된 중앙일보 대학 평가에서 이공계 분야 국내 1위를 카이스트에 내주고 2위로 내려왔다.
국내 대학만 200개가 되는데 이공계 분야 2위란 대단한 것이고 여전히 포스텍은 최일류 대학이라고 부르는데 손색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1994년 처음 중앙일보 랭킹이 발표된 시절 포스텍은 첫해 1위를 한 후 카이스트와 1위 자리를 주고 받아 왔기에 카이스트에 1위를 내준 것이 큰 문제일 수는 없다.
그런데 문제는 포스텍의 랭킹이 최근 전반적으로 고전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대학평가에서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두 개의 기관(QS, THE) 랭킹에서 포스텍은 크게 고전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대학평가들이 정확히 대학간의 위상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평가기준에 따라 대학의 랭킹들은 들쭉날쭉하여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유가 어쨌든, 포스텍이 과거 QS 국내 3위, THE는 국내 1위를 하며 세계랭킹 28위까지 갔던 (2010년) 시절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포스텍의 연구력이나 세계적 위상이 크게 변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해외의 경쟁 대학들, 국내의 경쟁대학들의 노력이 포스텍의 노력에 비하여 속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대학의 사명은 무엇인가? 훌륭한 졸업생을 사회에 배출하여 사회 발전에 공헌하는 것일 것이다. 그렇다면 대학은 우수한 학생들에게 매력적인 대학이 되어야 한다.
87년 개교한 포스텍의 기세는 세계와 경쟁한다는 기개와 자부심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포스텍은 국내 1위라는 자부심이 확고했었다.
포스텍은 10여 년 전 국제화 위원회와 경쟁력 위원회를 발족하면서 2010년 역사적인 영어공용화 캠퍼스 선언을 했다. 포스텍은 포스텍의 경쟁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기개로 전진했고, 세계 28위, 국내 1위라는 국내 어느 대학도 깨지 못한 성과를 이루어 내었다.
이후 평가기준 등이 바뀐 탓도 있지만, 경쟁 대학들의 연구력과 평판도가 상승 하면서 포스텍은 국내 1위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최근 포스텍은 “어게인 2010”을 외치면서 국제 평가에서 반드시 과거의 명성을 찾아 국내 1위 대학으로 다시 도약하겠다는 결의를 확고히 하고 있다.
로젠탈 효과와 비슷하게 “형식이 내용을 좋게 한다”는 논리가 있다.
포스텍은 내용이 갖추어진 대학이다. 이제 형식을 잃어서는 안 된다. 한국대학이 세계 랭킹에서 이룬 최고 랭킹은 여전히 포스텍이 보유하고 있다.
포스텍의 “어게인 2010”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