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구룡포서 본격 출하 시작<br/>지난해 생산 줄고 코로나 타격<br/>올핸 사정 나아져 기대감 충만
겨울철 마니아들의 특별한 음식 ‘포항 구룡포 과메기’의 계절이 돌아왔다.
27일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 구룡포를 중심으로 400여 곳의 크고 작은 건조장에서 꽁치를 깨끗한 바닷물에 세척하고, 시원한 바닷바람에 말리기를 반복해 생산된 과메기는 지난 20일 첫 출하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전국에 판매되고 있다.
포항 구룡포 과메기는 지난해 한 해 동안 1천967t이 생산돼 매출액 710억원을 올렸다. 지난해의 경우 꽁치 생산량이 줄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면서 판로비중의 70%를 차지하는 현장판매가 이뤄지는 대규모 판촉행사 개최가 무산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평년 생산량인 3천t 가량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는 11월부터 ‘위드코로나’가 점차적으로 시행되면서 대규모 판촉행사 개최가 가능해져 생산량이 평년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메기는 말린 청어인 ‘관목청어(貫目靑魚)’에서 나온 말이다. 꼬챙이 같은 것으로 청어의 눈을 뚫어 말렸다는 뜻이다. 영일만에서 ‘목’이란 말을 흔히 ‘메기’ 또는 ‘미기’로 불렀다. 이 때문에 ‘관목’은 ‘관메기’로 불리다가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관’의 ㄴ받침이 탈락하고 ‘과메기’로 불리게 됐다.
예로부터 청어잡이가 활발했던 영일만 어민들이 겨우내 잡힌 청어를 오랫동안 먹을 방법을 두고 고민하던 중 청어를 새끼에 꿴 후 부엌의 살창에 걸어 말리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한다. 살창은 부엌에서 밥을 지을 때 땔감인 솔가지가 타는 과정에서 발생한 연기가 빠져나가는 구멍으로 이곳에 걸린 청어는 훈훈한 기운과 바깥의 찬바람을 교대로 맞으며 특유의 육질이 살아났다.
살창으로 들어오는 송엽향은 구수한 과메기의 맛과 조화돼 궁중으로까지 진상됐다. ‘경상도읍지’와 ‘영남읍지’에서 영일만의 토속식품 중 조선시대 진상품으로 선정된 것은 구룡포에서 천연 가공된 관목청어(과메기) 뿐이다.
현대 들어서도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전국으로 유통되는 과메기는 영양도 풍부하다. 특히 피부미용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여성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과메기에 함유된 지질 중 고도불포화지방산인 EPA와 DHA는 혈관확장작용, 혈소판 응집억제작용, 혈압저하작용, 혈액중 지방 저하작용, 혈액중 콜레스테롤 저하작용, 뇌경색과 심근경색 예방 등 성인병 예방에 적합한 생리적 기능을 가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과메기를 먹으면 술에 잘 취하지 않는다는 말도 전해오는데 이는 과메기에 숙취해독 기능이 있는 아스파라긴산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과메기의 구수한 맛을 내는 글루타민산과 필수 아미노산인 트레오닌, 리진 등도 상당량 함유돼 있다. 혈관을 튼튼히 해 장내 출혈을 막아주는 비타민P와 빈혈치료제인 비타민B12, 항암 및 피부 비타민인 비타민A는 소고기보다 함유량이 4배가량 높다. 칼슘도 소고기보다 5배가량 높아 성장기 아이들에게도 좋다.
포항시는 지역 특산물인 과메기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만들고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과메기를 즐기기 쉽지않은 여건이 이어졌는데 11월부터는 위드코로나가 시작될 예정인 만큼 판매량 확대를 위해 더욱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