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을 쌓는 자는 망하고 길을 내는 자는 흥한다’라는 격언이 있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쌓은 성은 결국 스스로를 가두어 고립돼 무너지고 말지만, 길을 뚫어 소통, 교역을 한다면 발전과 번영을 이뤄낸다는 말이다. ‘길’은 기존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위해 필요한 새로운 것을 얻으려면 ‘패러다임을 바꾸는 도전’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현재 각 지자체에서는 시민들의 윤택한 삶을 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최선봉에는 ‘기업 유치’가 자리하고 있다.
우량 기업을 유치하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 등 파급 효과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기업 유치는 이제 지역 경제의 버팀목이자 저출생·수도권 집중 등에 대항하면서 지속가능한 도시의 미래를 위한 첨병으로 그 의미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포항시는 이차전지, 바이오, 수소 등 ‘신성장 산업’을 중심으로 역대 최대 투자유치에 성공하면서 지역 내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최근까지 신산업 관련 기업으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한 금액은 총 6조 8천억원에 이르며, 포항시의 역대 최대 성과이다.
전기자동차의 핵심 부품이자 ‘미래 산업의 쌀’로 불리는 이차전지 분야는 총 2조2천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생산에서 재활용까지 집적화된 ‘포항캠퍼스’를 조성하고 있는 에코프로는 물론 포스코케미칼, GS건설 등 빅3 앵커기업과 중견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유치 및 공장 증설이 이어지고 있다.
바이오 및 수소 분야 또한 대기업과 기술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들의 투자와 공장 건설 계획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 내 1만7천명 가량의 일자리 창출 효과뿐만 아니라, 19조5천억원 정도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도시임에도 이처럼 대규모 투자 유치를 이뤄낸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포항시가 꾸준히 저력을 축적했기에 가능한 성과이다. 철강 일변도의 기존 산업 구조를 탈피해 이차전지, 바이오 등 다변화된 산업으로의 체질 개선이라는 한 발 앞선 과감한 ‘도전’을 통해 신성장 산업에 최적화된 생태계 구축에 성공했다고 평가받기 때문이다.
포항에는 블루밸리국가산단, 융합기술지구, 영일만4산단 등에 이차전지(배터리), 바이오, 수소 등의 기업 성장에 토대가 될 특구와 최고 수준의 R&D시설 및 실증단지 등 우수한 산업생태계가 조성돼 있다.
이는 결코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포항시의 각 구성원들의 각고의 노력이 합쳐진 결실이다.
특히 포항시는 미래 신성장 동력이 될 유망 산업을 미리 내다보며 R&D 인프라 등 구축을 위한 ‘국·도비 보조사업’을 대폭 확보하면서 일찌감치 토대를 다져나갔다. 국·도비 보조사업 예산은 지난 2014년 3천527억 원에서 7년이 지난 올해는 현재까지 1조713억원으로 3배가량 증가했다. 지역 국회의원과 시·도의원들의 협력은 물론, 저를 비롯한 공무원들이 다같이 합심해 정부와 경북도 등을 수시로 방문해 사업의 필요성을 적극 설명하는 등 발 벗고 나선 열정적인 노력의 산물이다. 이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 조성을 비롯해 세포막단백질연구소, 강소연구개발특구, 철강산업재도약 기술개발사업 구축 등 미래 신산업 연구 및 산업화의 기초를 튼튼히 닦았고, 기존 산업의 경쟁력도 강화해 나갔다.
또한, 포항시 구성원들과 함께 ‘절실한 마음’으로 기업 유치에 매진했다.
청주에 본사를 둔 에코프로의 포항 유치를 위해 2017년에 직접 발로 뛰며 청주 본사를 방문해 인센티브 등을 설명해 기업 유치에 성공한 바 있고, 최근 연이은 기업유치에도 실무진에서의 전문적이고 신속한 행정 처리로 신뢰감을 제공하며, 경제성 검토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것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포항시는 반세기 전 대한민국 산업화를 주도한 철강산업의 ‘영일만 기적’을 이뤄낸 위대한 도전의 도시이다. 이제는 미래 신성장산업이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투자기업들이 세계시장을 선도해 ‘제2의 영일만 기적’을 이뤄낼 낼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위대한 도전의 길을 우보전진(牛步前進)의 자세로 다 함께 개척해 나아가겠다고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