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의원의 발언에 대해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시민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항변했지만 아직도 대구를 코로나 근원지로 생각하는 여당 국회의원이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다. 전세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진원지가 중국의 우한인지 다 안다. 특히 코로나 사태 초기 국민은 중국발 입국을 막지 않아 코로나 사태가 커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지난해 2월 민주당 대변인이 당정청 회의 후 브리핑을 하면서 대구봉쇄라는 발언을 했다가 뭇매를 맞았던 사실이 다시금 상기된다. 여당 대변인의 대구봉쇄 발언으로 시민의 분노가 폭발하는 등 비난 여론이 비등해지자 정부와 여당이 나서 대구봉쇄가 아니고 방역망 강화를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대구시민의 불쾌감을 지우지는 못했다.
문제는 여당 지지율이 낮은 대구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여당의원이 대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코로나 확산 근원지가 대구라는 말을 이처럼 쉽게 할 수 있는 배경에는 대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작용한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대구는 내편이 아니라는 편견이 밑바탕에 있다는 뜻이다.
국민의 힘 김용판 의원이 양 의원의 발언은 대구봉쇄와 같은 급이라고 지적하고 양 의원도 목소리를 높인 것에 대해 사과를 하는 식으로 분위기를 얼버무렸지만 대구시민의 불쾌감은 쉽게 가라앉질 않는다.
이날 권 시장의 말대로 대구가 코로나 환자를 만들고 싶어 만들진 않았다. 신천지발로 커진 코로나 사태에 대구시민이 열심히 대응해 외국언론에서는 대구시민의 정신을 코로나 극복의 모범 사례로 극찬했다. 국감장에서 정치적으로 대구를 질타하더라도 대구시민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표현은 삼가해야 한다.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은 비록 지역구가 다르더라도 국민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것이 정치인의 바른 자세다.
양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품격에 관한 문제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