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앞두고 포항 죽도시장 시민·관광객 ‘북적’<br/>소고기 등 평소 비싸 사먹기 어려운 식재료 가게나 <br/>제수 상에 올라가는 식품 가게 중심으로 많이 몰려
추석연휴를 일주일 앞둔 14일 경북동해안 최대 재래시장인 포항 죽도시장에는 제수용품 등을 구입하기 위해 온 시민과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신선한 생선부터 과일, 약과, 고소한 전까지 가게마다 명절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음식들로 가득했다. 질 좋은 물건을 구매하고자 꼼꼼히 살펴보는 손님과 그런 손님을 한 명이라도 더 받으려는 상인들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시장은 시끌벅적했다.
상인들은 모처럼만에 시장을 찾은 손님들이 반가운지 연신 “대박 세일”을 외치며 손님 잡기에 나섰다.
시장에서 만난 김귀남(68·여·북구)씨는 “지난 설에는 5인 이상 집합금지 때문에 자식들에게 내려오지 말라 했는데, 이번 추석에는 백신을 맞으면 8명까지 모일 수 있다고 해서 모처럼 온 가족이 만날 계획”이라며 “제수 용품 가격이 작년보다 뛰어서 상 차리기가 부담스럽지만, 정부에서 준 지원금을 잘 활용해서 명절 분위기를 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명절 대목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전통시장이 국민지원금 지급으로 인해 모처럼 만에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시민들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전통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실제로 이날 점포 곳곳에는 ‘재난지원금 사용가능’, ‘포항사랑상품권 사용처’ 등의 문구가 붙어 있다.
30년 동안 죽도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한 권모(71)씨는 “이달 초순만 해도 손님이 없어서 과일을 팔다가 남아서 버리게 될까봐 걱정돼 예년보다 과일을 절반가량 적게 살 생각이었다”며 “그런데 지난 주말부터 포항사랑상품권으로 지원금을 받은 손님들이 선물용 과일 바구니 세트에 대해 잇따라 문의하고 있어 과일을 조금 더 들여다 놓고 대목준비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오랜 경기침체로 인해 시민들의 변화된 소비패턴도 눈에 띄었다. 시민들은 소고기 등과 같이 평소 가격이 비싸 사먹기 어려운 식재료나 조기, 문어 등 제수 상에 올라가는 식품 가게를 중심으로 많이 몰렸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상인 김모(50)씨도 “지난달보다 소고기를 사먹는 사람들의 수가 체감상 두배 이상 늘어난 것 같다”며 “하루에 5명 이상 꼴로 지원금으로 결제해도 되냐고 묻는 걸 보면, 지원금이 경제 활성화에 어느 정도 도움을 주는 건 맞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