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채소·육류 등 가격 급등<br/>차례상 비용 작년비 8.9% ‘↑’<br/>체감상승률은 훨씬 높아질 듯
“金계란, 金배, 金고기”
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일주일 앞두고 서민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올여름 폭염과 최근까지 이어진 가을장마로 과일 수확량이 줄어든 데다, 소고기 소비가 늘고 공산품 가격도 올라 추석 제수용품 물가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가계의 소득은 줄어든 상황이라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 상승률은 훨씬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12일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이번 추석 차례상 비용은 지난해(23만9천900원) 보다 8.9% 상승한 26만1천27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봄철 이상저온 현상, 유난히 짧았던 장마, 길었던 폭염 등 기상 악재가 연이어 겹치면서 농축산물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친것으로 분석됐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작업량 감소 역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특히 과일과 채솟값이 큰 폭으로 뛰었으며, ‘금란’이라 불리는 계란과 육류 역시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조류인플루엔자(AI)의 영향으로 가격이 상승한 계란은(특란 30개) 44.3% 오른 7천130원을 기록했다. 또 쇠고기(양지 400g)의 경우에는 지난해보다 36.8% 오른 2만2천750원에 거래됐다.
과실 중에서는 배의 가격이 눈에 띄게 올랐다. 배 5개의 가격은 지난해보다 15.5% 오른 2만3천320원으로 집계됐다. 밤 1㎏의 가격은 9천190원으로 전년보다(8천750원) 보다 5.0% 뛰었다. 다만 사과(5개)는 5.7% 내린 1만5천630원의 가격대를 형성했다.
채소류는 폭염과 잦은 비로 생육이 부진하면서 시금치 한단(400g)이 전년보다 12.7% 오른 5천750원, 애호박은 전년(1천900원)보다 2천70원으로 8.9%가량 가격이 올랐다. 연초 ‘금파’로 불리며 가격이 급등했던 대파는 한 단에 2천420원으로 지난해보다 36.1% 하락했다.
수산물 중 수입산 조기(부세)와 북어포 한 마리, 동태포(1㎏)를 준비하는 데 드는 전국 평균비용은 2만1천30원으로 전년대비 1.5% 올랐다.
고사리·도라지·숙주 등 나물류를 400g씩 준비하는 데 드는 전국 평균판매가격은 지난해보다 0.1% 하락한 1만4천930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부들은 차례상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포항에 사는 주부 김모(66·북구 죽도동)씨는 “마트에 가서 필요한 식재료만 고르고 골라서 계산을 해도 10만원은 거뜬히 나온다”며 “사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물가는 계속 뛰니까 이제는 마트에 가서 장을 보는 게 겁이날 지경이다”고 전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