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아닙니다. 그냥 안방입니다.” 포항영일만항~울릉(사동)항을 운항할 신독도진주호(총톤수 1만9천988t, 승객 1천200명, 화물 7천500t, 속력 20노트)가 6일 이 구간 시험운항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이날 동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내려 울릉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모든 여객선 운항이 중단된 가운데 포항영일만항에서 오전 7시10분에 출발한 신독도진주호는 중간에 엔진을 정지하고 시험하는 등 각종 시험을 했다.
운항 중 해상에서 여러 가지 시험을 마친 신독도진주호는 오후 2시 울릉항에 거대한 모습을 드러냈다. 항구 입구를 천천히 진입 뒤 오후 2시15분께 접안을 완료, 울릉도 개척 139년 만에 가장 큰 배가 울릉도에 접안했다,
이날 신독도진주호가 접안한 울릉항 제2단계 여객선 접안 시설 광장에서 김병수 울릉군수를 비롯해 각급 기관단체장 및 주민 500여 명이 나와 개척 이래 가장 큰 배의 입항을 환영하며 박수를 보냈다.
울릉도주민들은 신독도진주호가 입항하자 엄청난 규모의 여객선 취항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특히 주변에는 초대형 전천후 카페리호의 취항을 축하, 환영하는 현수막이 여객선을 반겼다.
대형여객선 유치를 위해 청와대 앞 1인 시위는 물론 해양수산부 장관이 참석한 행사장을 방문, 여객선 유치를 위해 노력한 울릉군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시험운항에 동승한 오창근(80)전 울릉군수는 “배가 아니다. 마치 안방에 누워서 오는 것 같았다. 울릉도 살면서 기상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여객선을 이용한 것도 처음이지만 이렇게 조용히 배를 이용한 것도 처음이다”고 말했다.
그는 “배를 타고 왔다는 느낌이 하나도 없다 그냥 안방보다 더 좋은 안방에서 누워서 자다가 온 것이다. 바다 위에서 이 같은 경험 뭐라고 도저히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며“이제 울릉도는 겨울철에도 살만 한 곳이다”고 말했다.
울릉주민 김연철(64) 씨는 “각종 캔을 일부러 개봉해 가지런히 뒀는데 쏟아지기는커녕 꿈쩍도 하지 않았다”며“풍랑주의보가 내렸는데도 파도가 장판(울릉도주민들이 파도가 잔잔할 때 표현)느낌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선원들에 따르면 풍랑주의보가 내려 파고가 꽤 높았는데 약 3도 정도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릉도 인근에도 파고가 높았지만, 전혀 흔들림 없이 항해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울릉도 접안시설에 아무런 안전사고 없이 항구 진입 후 15분 만에 안전하게 접안해 앞으로 접안이 익숙해지면 10분에 접안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신독도진주호는 오는 16일 공식적으로 포항에서 오후 11시에 포항(영일만항 국제여객부두)을 출발해 울릉(사동) 항간 115마일(185.07km)을 6시간30분이 소요된 오전 5시30분에 울릉도에 도착할 계획이다.
울릉도에서는 낮 12시30분 출발해 포항에 오후 7시에 도착하게 된다. 신독도진주호는 승객들이 이용하는 선실에 의자가 없다. 침대 또는 그냥 방이다.
선실 구성은 로얄 룸(1인 침대2개) 12실, 4인실(2층 침대2개) 28실, 2nd 클래스 4인실 40실, 6인 침대 141실, 10인 다다미 2실, 17인 다다미 2실로 구성돼 있고 편의 시설로는 1층 로비, VIP식당, 게임룸, 노래방, 식당 및 공연장, 라운지를 갖추고 있다
울릉도 주민들은 약 500여 명이 도서민 요금인 7천 원대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두고 있다고 관계자가 설명했다.
울릉주민 여주복씨(75.울릉읍)는 "이제 겨울철에도 걱정없이 육지 병원에 마음대로 갈 수 있게 됐다"며"멀미없고 결항없는 여객선을 이용 육지를 마음대로 왔다 갔다 할 수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조현덕 울릉크루즈 대표이사는 “이번 시험 운항을 통해 미비한 점을 보완하고 더욱 철저한 운항준비를 통해 안전성, 쾌적성, 정시성을 바탕으로 울릉도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이 쾌적하고 안전한 여행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