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를 운항하는 여객선의 출항 기준은 도대체 어떤 기상에 맞춰 출항하는지 울릉도주민들은 영문도 모르고 황당하게 당하는 경우가 많다.
파고가 낮고 기상이 좋아도 풍랑주의보가 발효되면 여객선 운항이 통제되고 출항시각 부이최고파고가 출항기준에 맞으면 파고가 높고 해상날씨가 나빠도 운항하고 있다.
울릉도여객선운항여부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되거나 울릉도(동쪽 19km 지점)와 포항(포항 북동쪽 54km)에 설치된 부이최고파도가 3.1m이며 출항이 통제되고 3.0m 이하면 출항한다.
하지만, 여객선이 출항하고 나서는 부이파고 높이가 3.7m에도 운항하며 풍랑주의보가 발효되면 부이파고가 2.6m에도 운항이 통제된다. 따라서 단순히 수치로 따질 경우 기준이 애매모호하다.
제9호 태풍 루핏의 영향으로 지난 10일~11일 이틀간 여객선 운항이 중단된 후 지난 12일 포항에서 썬라이즈호가 오전 8시50분, 우리누리1호는 오전 9시10분에 출항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출항시각 부이최고파도가 출항기준을 넘겼다. 선사 측은 방송을 통해 2시간 늦춰 오전 10시50분 출항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2시간 뒤에도 부이최고파고가 출항 통제기준을 넘겼다.
이에 대해 선사 관계자는 “너울성 파도가 높아 여객선 운항이 어려운 상황인데도 풍랑주의보를 해제, 선사는 출항준비를 할 수 밖에 없다”며“부이파도가 높아 출항시각이 늦추면서 승객들에게 불편을 줘 죄송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당시 해상날씨를 볼 때 풍랑주의보를 해제하면 안 된다는 듯한 발언 했다. 최소한 오전 11시께 풍랑주의보를 해제했다며 이용객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이날 오전 11시 부이파고가 3.0m 이하로 내려가자 썬라이즈호는 승객을 승선시켜 오전 11시30분 포항여객선터미널을 출발했다. 하지만, 오전 11시30분 부이최고파고는 포항 3.1m, 울릉도 3.6m로 통제기준이었다.
원칙적으로 출항할 수 없는 부이파고다. 더구나 뒤이어 출항한 우리누리1호는 11시30분을 넘겨 출항했다. 기준대로라면 통제돼야 한다. 그래도 두 척의 여객선은 승객들을 태우고 무사히 울릉도에 입항했다.
반대로 지난 14일에는 오후 2시 풍랑주의보가 발표돼 우리누리호가 울릉도에 들어왔다가 포항으로 나가지 못했다, 이날 기상이 갈수록 나빠지기 때문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됐고 여객선 운항이 통제됐다,
풍랑주의보가 내리기 40분전인 오후 1시20분에 썬라이즈호는 울릉도를 출항했다. 이날 오후 2시는 물론 오후 4시30분까지도 울릉도 부이파고는 2.6m, 포항은 2.7m로 여객선 출항 기준을 유지했다.
따라서 여객선이 출항하고 나서는 파도가 아무리 높아도 상관없고 떠나기 전에는 아무리 잔잔해도 풍랑주의보가 내리면 운항이 통제되는 황당한 출항기준을 울릉도 여객선은 적용받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기계적인 출항기준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운항기준은 안전관리기관에 의해 기준보다 0.1~0.2m의 파도 높이에 대해서는 융통성을 발휘하고 특보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선사에 운항결정을 맡겨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