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저동 공동묘지와 인근부지에 LPG 저장소를 건설하면서 분묘도 공지하지 않고 정지작업을 해버려 묘지가 사라지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한종술씨(72)에 따르면 울릉도에 사는 형 한 모 씨가 지난 10일 벌초를 하고자 저동공동묘지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를 찾았지만, 산소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정지작업이 진행돼 있었다.
첫날 산소가 사라졌다고 공사업자에게 항의하고 다음날 올라가 보니 깃발이 꽂혀 있었다며 무슨 이유로 깃발을 꽂아 뒀는지 모르겠지만, 깃발은 자신의 조상 산소와 상관없고 산소 위치도 파악하지 못했다.
한 씨는 "공동묘지에 LPG 저장소를 건설한다고 저동 공동묘지 있는 후손들은 신고하라는 분묘현수막을 보고 울릉군을 찾았지만, 할아버지와 할머니 산소는 분묘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을 듣고 안심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한 씨의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는 60~70cm 규모의 돌 비석이 서 있고 관리를 잘해 잔디가 잘라 누가 봐도 관리되고 있는 산소인지 금방 알 수 있는데도 정지작업을 하면서 묻어버렸다고 했다.
한 씨에 따르면 주변에 묘소가 50~70구가량 있었고 LPG 저장소 지역에 포함되지 않다는 관계자의 설명과 함께 분묘대상 묘는 깃발을 꽂아 놓아 안심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씨는 공사업자에게 따졌지만 “모르고 그랬다 죄송하다.”라고 했다는 것 하지만 "비석이 버젓이 서 있고 대상지역이 아니라 깃발을 꽂아 놓지도 않았는데 평탄작업을 한 것은 고의성이 있다"는 것이 한씨의 설명이다.
울릉군 LPG 배관망 사업은 총사업비 229억 원(국비 115억원,도비 27억 원, 군비 64억 원, 자부담 23억 원)을 투입, LPG 배관망 저장탱크, 가스배관, 세대별 LPG 보일러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저동 공동묘지가 있는 지역은 30t 용량의 LPG저장탱크 2기를 설치하며 이 지역 공동묘지는 분묘 공고를 통해 대부분 이장을 마친 상태이지만 이번 한씨 조상 묘와 이웃한 묘지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사라진 묘지 후손들과 공사업자 간 마찰이 예상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산소 훼손에 대한 처벌이 상당히 엄격해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