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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돌풍’의 주역 2030 “실패하면 반짝 스타”

박형남기자
등록일 2021-06-13 20:17 게재일 2021-06-1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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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헌정 최초 30대 당대표 ‘기염’<br/>여권에 실망이 보수혁신 불붙여<br/>2030 ‘여도, 야도 변화해야’ 열망<br/>세대교체 회오리 거세어질 전망

국민의힘 새 당대표로 36세 ‘0선’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선출됐다. 보수정당의 변화 및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지역정치권 안팎에서도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이 3위로 낙선하면서 대구·경북(TK) 정치권도 세대교체 바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나아가 보수 정당 최초로 30대 당대표가 탄생함에 따라 20·30 유권자, 이른바 MZ세대가 한국 정치판에 태풍의 핵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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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그 기대감은 불만으로 변했다. 여권 인사들의 부동산 내로남불, 조국 전 장관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뒤흔드는 사건이 연달아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여권에 대한 불만은 지지 철회로 이어짐과 동시에 4·7 재보궐선거 심판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MZ세대들은 국민의힘으로 시선을 돌렸다. 특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나타난 이준석 돌풍을 MZ세대들은 예의주시하며 이 후보를 지지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취약층이었던 MZ세대를 결집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또 문재인 정권에 비판적인 중도층과 무당층, 그리고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국민의힘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야권 지지자들과 당원들의 지지세까지 더해져 ‘30대, 0선 이준석 당대표’가 배출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정치를 뜯어고치지 않고는 희망이 없다”는 의견의 표출이기도 했다. 이준석 바람을 통해 “정치판을 갈아치우자”는 국민의 열망이 담겨져 있다는 얘기다.

싱어송라이터 강백수씨는 “이준석 개인에 대한 지지라기보다는 정치권의 구태에 대한 반감의 결과”라며 “양당제에 가까운 한국 정치의 특성상 무한 반복의 굴레에 염증을 느낀 2030세대가 그 굴레 안에서 사람이라도 바꿔보자고 한 것이 야당 지도부의 세대교체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소설가 문은강씨도 “MZ세대가 이준석을 지지한 것은 이준석이라는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다. 현 청년세대는 기성세대에 대한 신뢰가 없다”며 “고루한 문법으로 점철된 정치권에서 이준석이 보여준 행보는 청년세대에게 변화와 혁신을 꿈꾸게 하기 충분했다”고 평가했다.

내년 대선에서도 MZ세대가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 이준석 바람 등을 통해 젊은 세대들의 정치 참여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준석 바람이 불면서 TK지역의 경우 20·30세대들의 국민의힘 입당이 늘어나고 있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MZ세대는 자기들이 중시하는 이익과 가치를 실현할 후보에게 표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가 제1야당을 이끌 리더십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 대선 승리를 위한 야권 통합, 윤석열 영입 등 정치적 리더십과 안정감을 발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소설가 문은강씨는 “리더십,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흥미만을 일으키고 사라지는 반짝 스타, 그 이상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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