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윤석열 대선출마선언 빠를수록 좋다

등록일 2021-06-13 18:45 게재일 2021-06-14 19면
스크랩버튼
심충택 논설위원
심충택 논설위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공식적인 대권도전 선언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9일 퇴임 후 3개월 만에 독립운동 명문가인 우당 이회영 선생의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하면서 처음으로 공개적인 정치 행보에 나섰다.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렸는데, 그는 “한 나라는 어떤 인물을 배출하고 어떤 인물을 기억하느냐에 그 존재가 드러난다”는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첫 행보의 의미를 부여했다. 대권 도전이나 국민의힘 입당 등에 대해선 지켜봐 달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의 정치적 발걸음이 빨라진 것은 공보담당자 임명에서도 엿볼 수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주말 이동훈 조선일보 논설위원(51)을 공보담당자로 임명했다. 이 논설위원은 대구 출신으로 대구고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일보에 입사했다가 2013년 조선일보로 옮겨 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그를 상대로 느닷없이 수사절차에 들어간 것도 ‘민심에 의한’ 그의 대선출마를 앞당기고 있는 것 같다. 그가 현 정권 권력기관에 의해 핍박을 받으면 받을수록 그의 대선출마를 요구하는 국민적 요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지금은 내년 3월 대선까지 270여일 채 남지 않은 시점이다. 윤 전 총장이 고민할 시간도 사실 얼마 남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이 대선출마의 정치적 기반을 만드는 방법은 2가지가 있다. 국민의힘에 입당을 하거나 제3지대에서 정치세력을 규합해 새로운 당을 만드는 방법이다. 나는 그가 주변에 현혹되지 말고, 국민의힘을 대선의 산실(産室)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국민의힘 지지율은 그의 대선후보 지지율보다 더 높아졌다. 과거 대선과정을 반추해보면 후보 중심의 캠프를 차려 사조직을 가동하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캠프 내부알력으로 인해 불법정치자금 문제도 반드시 불거지게 돼 있다. 대선을 치르려면 수백억원의 선거비용이 들어가는데 개인 자금이나 후원금으로 버틴다는 건 불가능하다. 지난번 대선에서 여론조사 1위를 달리던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선거비용문제 등으로 중도 포기한 점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

윤 전 총장의 본격적인 대권도전 움직임에 집권당의 방해작업도 강해지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윤 전 총장의 대선후보 지지율(리얼미터 조사)이 35.1%로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10일, “윤 전 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종의 발탁 은혜를 입었는데 이를 배신하고 야당의 대선후보가 된다는 것은 도의상 맞지 않는 일”이라며 배신자 프레임을 씌우기도 했다.

냉정하게 말하면 윤 전 총장이 현재 가지고 있는 정치적 자산은 대선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지율은 선거 구도와 정치 지형 변화에 따라 하루아침에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가 지금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려면 국민의힘에 합류하는 것이 맞다. 합류시기를 늦추다 보면 사조직이 커질 수 있고, 타이밍도 놓칠 수 있다. 국가 미래를 걱정하는 국민들은 야권의 강력한 지도자가 하루빨리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다.

심충택 시평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