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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全大는 외연 넓히는 場이다

등록일 2021-06-06 20:07 게재일 2021-06-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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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충택 논설위원
심충택 논설위원

지난달 청와대 5당 대표 오찬 간담회에서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에게 “거기 진짜 이준석이 되냐”고 거듭 물었다고 한다.

집권당 대표로서는 다양한 테이블에서 마주앉아야 할 제1야당 대표가 누가 될지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지만, 송 대표의 질문에는 호기심 반, 우려 반의 감정이 교차한 것으로 보여진다. 거침없이 의사표현을 하는 이준석과 마주앉아 협상을 하는 자기모습을 그려보면 기가 찰만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민주당에서도 현재 국민의힘 변화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이 최근 “민주당이 가장 두려워할 변화를 만들겠다”고 한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4·7 재·보선 참패 후 강성당원들의 문자폭탄으로 변화의 흐름을 놓쳤던 여당으로선 아프게 느껴질 부분이다.


한국정치사에서는 한번도 국회의원에 당선된 적이 없는 30대 정치인이 당 대표 선거에서 선두를 다투는 적은 없었다. 어느지역이냐, 몇선이냐로 승부가 결정되던 보수정당 전대에서는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다. 선거역사가 오래된 미국과 유럽에서는 젊은 정치인들의 도전으로 당이 혁신되고 국정운영이 획기적으로 바뀐 사례가 다소 있긴 하다.


각종 여론조사를 분석해 보면 민심은 국민의힘에 세대교체 바람이 부는 것을 건강하게 보고 있다. 어떤 조직이든 역동성과 의외성은 생명이다. 이준석 돌풍을 이끄는 것은 무엇보다 변화와 혁신에 대한 당원과 보수층의 열망이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4·13 총선 참패 이후 수없이 혁신을 내걸었으나 일반 국민 눈에는 여전히 기득권에 집착하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심은 지금 제1야당에서 나타나고 있는 격식파괴, 탈권위적 비전을 접하면서 정치권의 변화를 갈망하고 있다. 이분법 진영 논리로 국민을 분열시킨 기존 정치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가 며칠 남진 않았지만 아직 변수가 있긴 하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여론조사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했다는 문항 역시 스스로 지지자라고 주장한 응답자들의 지지율이다.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당원들의 선택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여론조사와는 달리 투표장에 가면 ‘경험 없는 당대표가 대통령선거를 어떻게 이끌까’라는 분위기가 확 퍼질 수도 있는 것이다.


누가 당대표가 되든 이번 전당대회에서의 이준석 돌풍은 제1야당이 환골탈태 수준의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국민의힘이 정권교체 대안세력으로 제 역할을 하려면 지역·이념·세대별로 고른 지지를 얻어야 한다. ‘이준석 대세론’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인다는 계파·배후설이 계속 나오면서 전대분위기가 흐려지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상이다. 선거과정에서 당연히 나올 수도 있는 논란이지만,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야권파이를 키우는 장(場)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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