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역사에서 1930년대는 극심한 고난의 시간이었다. 누군가에게 내 땅을 빼앗기고, 온몸을 짓밟힌 고통의 터널. 그런데 그 즈음 우리처럼 엄청난 핍박 속에서 대량 학살을 당한 민족이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바로 나치에게 희생된 유대인이었다. 유대인을 가장 많이 수용한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는 400만 명으로 추정되는 천문학적 숫자의 안타까운 목숨이 끊어졌다.
코로나가 시작된 지 1년이 지났다. 2021년 1월 말까지 통계된 전 세계의 코로나 사망자 수는 200만 명을 넘어섰다. 독가스만 살포되지 않았지 지난 1년여 간 전 세계는 아우슈비츠처럼 공포와 아비규환의 연속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좀 잠잠해지는가 싶던 확진자 수가 겨울이 오고부터 폭증하면서 또다시 살벌한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전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승격시키며, 또 연장하면서 방역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 청송도 마찬가지로 코로나와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매일같이 다중이용시설을 꼼꼼하게 방역하고 5인 이상 집합 금지 행정명령과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도 열심히 홍보하면서 군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여념이 없다.
지난해 12월 지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청송군은 대규모 선제적 진단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그 결과 확진 환자를 조기에 찾아 N차 감염을 차단하는데 성공했고, 그 성과를 인정받아 코로나19 대응 특별교부세를 확보하기도 했다. 또 설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코로나 전파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하여 방역 강화를 위해 전 군민에게 기부 3매를 포함한 방역마스크 8매씩을 무료로 배부했다. 특히 경기침체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올해 들어 경북도내에서는 최초로 소상공인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하고, 설 연휴전 지급을 목표로 적극 추진 중이다.
덕분인지 몰라도 우리 지역은 비교적 안정적인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 모든 상황은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는 의료진과 관계자들 덕분이다. 이 분들의 노고와 희생정신이 없었다면 감히 지금의 안정세를 이어갈 수 없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숨은 곳에서 자신의 소임을 묵묵히 지키며 군민들의 건강을 책임져준 이들에게 진심으로 찬사와 경의를 표한다. 이 분들 이외에도 코로나 방역을 위해 각종 봉사활동에 애써준 분들도 많다. ‘나’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는 그들의 노고가 있었으므로 지금의 안전한 청송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이에 머리 숙여 감사의 말을 전하며, 앞으로도 청송은 적극적인 방역 활동으로 군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힘들지만 이 위기를 지혜롭게 이겨나갈 수 있도록 모두 동참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생에서 가장 의미 없이 보낸 날은 웃지 않고 보낸 날들이다. 그러나 우리의 지난 1년은 뜻하지 않았지만 웃음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두려웠다. 다시 웃을 수 없을까봐. 하지만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고, 희망은 어둠 속에서 시작된다. 정녕 마지막인 것만 같은 순간에 새로운 희망이 움튼다. 삶이란 그런 것이다. 일어나 옳은 일을 하려 할 때, 고집스런 희망이 시작된다.
끔찍한 고문과 생체실험, 매일매일 죽음이 엄습하는 그곳 아우슈비츠에도 희망은 있었을 것이다. 노역에 찌들다가도 겨울이 지나고 어디선가 불어온 봄바람에 수용자는 엷은 미소를 띠었을 것이며, 안네 프랑크는 숨어서도 희망이 깃든 일기를 써내려갔다. 수많은 전쟁이 인류를 위협했지만 인류는 살아남았듯, 우리에게 닥친 이 시련을 반드시 이겨낼 거라고 믿는다.
그러니 희망을 포기하지 말라. 머잖아 당도할 봄처럼 아우슈비츠에서 문득 날아온 메시지를 곱씹어본다.